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연말 임시 국회가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이 당초 예고했던 대로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 첫날부터 공전한 것이다.
논란 많은 사학법으로 인해 우리 정치권은 올해 허송세월을 했다. 그로 인해 로스쿨법 등 시급한 많은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교육계는 얼마나 어수선한가. 종교계와 한국교총은 연일 재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여야는 하루 속히 사학법 문제를 마무리짓고 새해를 설계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지난해 말 사학 경영을 투명하게 한다며 사학법을 무리하게 개정했기 때문이다.
개정 사학법은 심각한 사학 자율 침해 등 위헌 소지가 많은 조항을 다수 포함시켰다. 강제로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고 관선이사 파견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이야말로 사학을 권력의 손에 넣고 정권의 코드에 맞춰 사학을 뒤흔들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오늘의 한국 사학법인들이 교육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자위권 차원에서 지당하다고 본다.
사립학교란 원래 설립자 나름의 종교적, 교육적 이념을 실현하려고 귀한 재산을 내놓아 건립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에 두 차례 사학법 재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도 위헌요소들을 인정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집행부가 개정 사학법은 대표적인 개혁입법이라며 재개정을 거부해 국회는 금년 내내 사학법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던 것이다.
참여정부는 하루 속히 ‘개정사학법’을 재개정해야 한다. 이 법을 헌법재판소에서 심판한다면 직업선택의 자유 등 4가지 정도의 위헌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학법은 정치적 흥정거리가 아니다.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답게 여야는 무조건 사학법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고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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