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백혈병 판정을 받고 수능시험조차 볼 수 없었던 20대 수험생이 4번째 도전끝에 좌절과 고통을 딛고 전남지역 수석의 영예를 차지해 주위에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2010년 대입수능시험에서 표준점수 696점으로 전남지역 자연계 수석을 차지한 고태영씨(22·순천고졸·사진).
고씨는 병마와 싸우면서 5년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번 수능에서 ‘인간승리의 기적’을 일궈냈다.
고씨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으로 다가온 백혈병 판정은 고 3때인 2005년 8월. 전교에서 1,2등을 놓치지 않았던 고씨는 당시 수능경시에 몰두하고 있었다.
고씨는 “3월부터 수능경시를 준비하느라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졌었다”면서 “머리가 어지럽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등 몸이 좋지 않은데다 다른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됐는데 피검사 결과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곧바로 화순전남대병원에서 항암치료에 들어간 고씨는 고3생으로 시험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병마와 사투를 벌였다. 순천에 살던 가족들과 함께 병원이 있는 화순으로 이사해 이듬해 3월까지 처절한 투병생활을 한 고씨는 경과가 좋아지면서 수능시험을 위한 험난한 도전을 다시 시작했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와의 단절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고씨는 체력이 떨어져 학원조차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병마와 함께 하루하루가 자신 싸움의 연속이었다.
2006년, 2007년, 2008년 매년 수능에 도전한 고씨는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좌절도 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서울대 사범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만 한 채 네번째 도전의 길을 택했다. 학교에 다닐만한 체력이 되지 않는 점도 있었지만 더 큰 꿈을 위해 고삐를 늦추지 않은 것.
올해는 그동안 혼자하던 공부를 광주에 있는 학원을 다니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고, 체력보강을 위해 몸의 컨디션 조절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고씨는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체력때문에 수능 시험 당일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며 “이번 수능때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기르고 시험 당일날은 커피로 기분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의대로 진학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도 두려움은 가시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의대진학을 계획하고 있지만 엄청난 공부양 등으로 체력이 뒷받침될지 등에 대해 아직 고민이 많다”면서 “백혈병이 치료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늦었지만 대학생활을 멋지게 한 번 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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