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나영이 사건’ 등 무자비한 아동 성폭행범들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형을 외치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영화 ‘집행자’를 통해 사형제도 존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에는 사형제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집행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유야 여러가지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헌법에서 추구하는 정신인 ‘인간의 존엄성’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영화 ‘집행자’에서는 이러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조금 벗어나 만약 다시금 ‘사형 제도를 집행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교도관들은 그들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 범죄자들을 관리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자신의 성격, 환경 등을 바꾸어가며. 그러던 중 그들은 사형을 집행하게 되고, 하루에 세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형수들의 존엄성에 대해, 특히나 개과천선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죽게 된 사형수에 대해 연민과 동정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죽게 된 사형수보다는 살아남아서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부딪힌 교도관들에게 주목했다. 그들은 교도관이라는 이름하에 사람이 사람을 죽여야만 했다. 그 책임과 의무는 인간의 양심의 찔림을 덮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못했고, 사형 집행 후의 그들의 정신적 고통은 그 누구도 치유할 수 없었다.
그 자리를 떠나고, 과거를 덮고, 새로운 종교를 가진다 할지라도.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할지라도 범죄자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가식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나는 죄는 반드시 벌과 동행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집행자’는 ‘왜 무죄한 누군가가 책임과 의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죽여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 사형제도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과연, 당신이 사형을 집행한다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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