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중공업 김봉철 대표이사, 국내 고급 요트 수출 1호 기록
원거리 항해용 외형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자체 기술 제작
전남 영암의 대불산단에 입주한 (주)푸른중공업의 김봉철 대표이사(56)가 건조 중인 요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푸른중공업은 최근 62피트(약 19m) 50t급 원양항해용 스틸 요트를 국내 최초로 건조해 해외에 수출했다.
“이탈리아와 유럽 등 요트 선진국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고급만이 살 길입니다”
국내 최초로 원거리 항해가 가능한 50피트 이상급 고급 요트를 건조한 (주)푸른중공업 김봉철 대표이사(56).
푸른중공업이 제작한 이 요트는 62피트(약 19m) 50t급 원양항해용 스틸 요트로 사실상 국내 고급 요트 수출 1호로 기록되고 있다.
소형 레저요트를 개발한 사례들은 있지만 원거리 항해용 요트의 외형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자체 기술로 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요트는 국내 요트가 주로 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 지는 것과 달리 스틸 재질로 제작돼 수출가격만도 130만달러(15억여원)에 달한다.
김 대표의 대형 요트 해외수출은 국내 조선업계의 침체 속에서 틈새를 공략한 새로운 탈출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요트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 전남 영암의 대불산단에 공장을 마련하면서 부터이다.
1981년 해양대학을 졸업한 김 대표는 일본의 삼광(三光) 기업에 취업한 뒤 1992년 부산에 돌아와 선박제조업체를 운영했다. 이후 상선을 운영하며 돈도 벌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조선업 경기가 주기적인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조선 경기는 2007년을 정점으로 급속히 침체되고 있다”면서 “이는 조선업계의 주기적인 특징으로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3년부터 기존에 해 오던 선박 블럭 제작과 동시에 향후 전망이 밝을 것으로 판단한 요트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조선업계에서 요트는 부의 상징으로 미지의 분야였다. 요트산업이 엔진과 추진장치 및 기자재, 마리나 등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내 시장은 사실상 태동단계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먼저 선진 기술을 익히기 위해 직원들을 해외에 파견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기술 습득에 나섰다.
김 대표는 “국내 요트사업은 걸음마 단계로 품질과 디자인, 인력, 부품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며 “요트를 팔기 위해서는 상선과 달리 예술적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푸른중공업은 요트 제작을 위한 기반시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교육을 받은 35~40명의 전문인력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 대형 요트 제작을 통해 새로운 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요트는 일상적인 40피트급과 슈퍼요트인 75~85피트급, 100피트 이상을 메가요트로 분리하지만, 40피트급을 제작하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2만~2만5천개가 난립해 생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기업으로부터 300만~350만달러를 유치했다. 합작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85피트급 이상 요트의 안정적인 건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푸른중공업은 현재 80피트급 2척을 해외로부터 수주해 놓은 상태다.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50피트급은 올 4월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또 40피트급 이하의 세일링 요트 등 3~4척을 수주받아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미약하다. 대형조선소의 경우 경영악화시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서지만 중소업체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푸른중공업은 2년의 노력 끝에 지난해 11월 계약까지 체결한 118피트급(1천만 달러 상당) 건조를 은행권의 환급보증 기피로 무산됐다.
김 대표는 “요트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 “해양을 모토로 열리는 여수박람회에 국내 요트 기술을 해외 바이어들에게 선보일 기회조차 없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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