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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칼럼-높은 사람 낮은 사람 |
2010년01월27일(Wed) |
| 안용호 논설위원(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다 평등하다. 누구나 똑같다. 그러나 사회의 속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말이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고, 생각의 방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은 어디에서 성장했느냐, 어떻게 성장했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보수와 진보, 종교인과 비종교인, 영남과 호남 등 이분법적인 편 가르기에 열중하고 있다. 여기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별짓기를 통한 자기 이익챙기기의 심리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사람이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공자는 군자와 소인으로 사람을 구분했다. 석가모니도 천한 사람을 인정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지금도 존재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만해도 양반과 상놈이 존재했다. 상놈은 가마를 메고 양반은 가마를 타고 다녔다. 세계 곳곳에는 이름만 다르지 사람이 똑같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존재하는 것들이 지금도 많이 있다.
여기서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으로 구별지을 수 있는 주택보급률과 농촌, 어촌 현실의 단면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을 보자. 2008년의 경우 전국의 가구 수는 1천289만 1천 가구이고 주택의 총수는 1천416만 9천호여서 주택보급률은 109.9%가 된다. 2005년의 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가구의 비율은 39.7%로 10가구 중 4가구가 전세나 월세에 사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구별짓기를 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농촌을 보면 흥미롭다. 통계청의 2008년 농업 기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농가 수는 121만 2,050가구다. 이 중 전업농가가 58%, 겸업농가가 42%, 농지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완전 자연농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반면에 자신은 농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나 남의 농지를 빌려 영농하는 순수 임차 농가가 12% 정도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농촌의 현실을 감안하여 여러 정책을 펴고 있지만 많은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다. 여기서도 상하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어촌도 농촌과 비슷하다. 2000년도에 우리나라 어선의 수는 9만 5천890척이었지만 2008년도에는 1만 5천124척이 감소한 8만 766척이었다. 이것은 어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안어업 구조조정 사업의 결과였다. 어선의 톤수를 보면 1톤 미만이 33.6%, 1~5톤이 53.8%로 전체 어선 10척중 9척이 5톤 미만의 영세한 어선들이다. 구분이 확실해진다.
다른 나라를 살펴보자. 세계 역사에서 가장 경직된 계층구조로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들 수 있다. 인도 사회를 특징지어왔던 바나제도에 따르면 집단은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로 구분된다. 각 바나에 따라 종사하는 직업이 다른데, 브라만은 승려이고, 크샤트리아는 전사, 바이샤는 상공인이나 농민, 그리고 수드라는 하인이나 무산자를 가리킨다. 이들 바나 밖에 불가촉천민이 존재한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흑백이 구분된 버스터미널 대합실이 20세기 초까지 있었고 카스트 계급이 존재했다. 2008년도 미국 인구 3억 400여만 명의 인종 구성을 보면 백인이 79.8%, 흑인이 12.8%, 아시아계가 4.5%, 그리고 기타가 7.9%이다. 지금은 흑인이 대통령이 되었지만 아직도 인종과 종족의 문제는 여전히 미국사회의 큰 사회적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우리보다 더 계급의식이 있음을 알겠다.
다시 우리나라로 와서 택시 사회에도 계층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일반 택시는 8만 8천264대이며 운전자 수는 13만 7천711명이다. 그런데 개인택시는 16만 1천671대로 일반 택시의 두 배에 이른다. 여기서 수입 면에서 차이가 난다.
2008년 4년제 대학 수는 217개이다. 교수는 5만 7천841명이다. 전문대학은 151개이고 교수는 1만 2천134명이다. 4년제 대학만 보더라도 차이가 나지만 전문대학을 넣으면 구별이 더 쉬워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는 피라미드처럼 계급사회로 되어 있다. 그 속에서 엄연히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다. 편을 갈라 싸우는 것이나 학연, 지연, 혈연을 따지는 것도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한 몸짓인 것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것을 부정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남을 이기기 위해서 어려운 투쟁을 할 것이 아니라 항상 만족하고 지금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여 스스로 높은 사람이 될 일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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