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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칼럼-다윈 정치인이 필요할 때 |
2010년02월04일(Thu) |
| 박상주 편집국/국장·시인 |
노벨상을 모르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다이너마이트의 발명가인 스웨덴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 제정, 인류의 문명 발달에 학문적으로 기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을 일컫는다.
이는 세계에서는 가장 권위있는 상들 중 하나로 해마다 물리학, 화학, 경제학, 문학, 생리의학, 평화 등 6개 부문에서 인류복지에 공헌한 사람 또는 단체를 선정 시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초로 인권 향상과 남북관계의 진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00년 평화상을 받았다.
다윈상(Darwin Awards)은 이와 대비된다. 생물의 진화론을 최초로 주장한 찰스 다윈의 이름으로 지어졌지만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바보 같은 죽음으로 스스로를 사라지게 하는 것으로 인류가 더 진보하는 데 도움을 준 이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상은 미국 스탠포드대학 신경과학연구소에서 일했던 여성 웬디 노스컷이 창안했다. 그저 재미삼아 대학 웹사이트에 다윈상 자료실을 만들고 황당하게 죽음을 맞았거나 멍청한 행동으로 자신을 수렁에 빠지게 한 사람들에 관한 기사를 적어 이메일로 보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다윈상은 자신의 죽음에 스스로 원인을 제공할 것, 정상적인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 신문이나 TV 보도, 믿을 만한 사람의 증언 등 출처가 분명한 사건이 돼야 수상자에 오를 수 있다. 지난해 이 조건에 합당했던 사람들이 가려졌다.
역대 수상자도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엉덩이 사이에 폭죽을 놓은 사람, 종유석을 캐려다 찔려 죽은 사람, 은박테이프로 수선한 배를 타고 가다 익사한 사람, 예수처럼 물위를 걸으려다 욕조에 빠져 사망한 사람, 우물에 빠진 닭을 건지려다 잇따라 죽은 6명의 마을 주민, 헬륨풍선을 타고 날았다가 숨진 신부, 공짜로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자판기를 기울이다 자판기에 깔려 숨진 사람 등 모두 한치 앞을 보지 못한 우를 범한 사례다.
다윈상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 사회에는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붙잡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인 현실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자신의 존재가 어떤지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정치와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 뛰어든다. 주변에서 부추기면 더하다. 능력이 대단한 것처럼 착각하고 지도자 대열에 서고자 한다.
6월 지방 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있다. 지역에 다윈 정치인과 지망생이 더러 보인다. 지역을 위해 진정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나’를 위한다는 탐욕에서 벗어나 내가 이 사회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그런 능력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길 바란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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