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료, 고속도로 통행료, 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이 지방선거 이후 무더기로 인상될 조짐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해당 당국과 지자체, 관련 업체들이 상당한 원가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전기·가스·고속도로 통행료 등은 그동안 경제위기로 억눌려온 측면이 있다. 공공요금 인상을 계속 억제해 발생하는 적자는 재정 부담으로 돌아와 결국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게 된다. 따라서 원가 상승 요인이 있으면 적절한 시기에 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물가 인상과 서민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오를 경우 금융위기의 와중에 부채는 늘고 실질소득은 줄어 가뜩이나 고통받고 있는 서민 가계를 더욱 옥죌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공공요금의 인상은 생필품을 비롯한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가계의 소비 여력 약화 내수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세의 탄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본다. 공공요금의 인상을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다.
당국은 공공요금을 인상하기에 앞서 비용절감과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경영 합리화와 지출구조 개선을 통한 재원의 효율적 관리운용으로 인상요인을 최대한 흡수해야 한다.
상당수 공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나치게 후생복리비를 지출하는 등 방만 경영으로 비난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환골탈태의 경영혁신을 통해 공공요금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는 서민을 위해서다.
정부는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경기회복 속도와 서민 가계의 형편에 맞춰 그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의 눈치를 보며 요금 인상을 보류해왔던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선거철이 끝나면 무더기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금 서민 살림살이가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을 십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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