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유공자들이 상당수 이지만 국가적 보호망이 없어 각종 사건에 노출되고 있다.
25일 5·18민주유공자유족회에 따르면 5·18부상자 중 최근까지 숨진 380여 명의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자살’이 41명(10.8%)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 중 34%에 해당하는 14명이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전체 5·18 피해자 133명 가운데 현재 71명 가량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해 각종 사건에 연루되고 있다.
실제 이날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입건된 5·18 유공자 A씨(49)의 경우 정신분열로 30년 동안 치료를 받고 있지만 가족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아 왔다.
A씨는 현재 동생(45)이 보살피고 있지만 하루 종일 행동을 관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가족들이 호소하고 있다.
이에 앞서 80년 5월에 계엄군에 잡혀 구타와 함께 성폭행을 당했던 B씨(당시 19세)는 정신질환을 앓던 중 24세의 나이에 분신 자살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5·18당시 끝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했던 C씨(48)가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졌다.
현재 전남 모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D씨(52·여)는 “라디오 소리가 너무 크다”는 아버지의 말에 격분해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했다.
정수만 유족회장은 “5·18민주화운동 때 당한 폭행과 고문 등으로 상당수 유공자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하지만 일시적인 보상금 외에는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부모가 사망할 경우 정신질환자는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유공자 예우 차원에서 정부가 정신질환 유공자들을 위한 전문 보호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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