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증가로 이주여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문화적 차이로 인한 시부모와 갈등 등이 폭력 사건으로 확대되거나 이혼 위기까지 치닫는 등 파경의 한 원인이 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7일 광주 YWCA 가정 폭력상담소에 따르면 한해 평균 이주여성 상담은 20~30건 접수되고 있고 이 가운데 80~90%는 문화적 차이에 의해 시부모와 갈등 등이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상담기관들도 이주여성들이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주요 상담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중국 출신 주부 A씨는 ‘시부모들이 며느리에게 얻어맞았다’며 고소장을 제출, 광주 모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A씨는 대학 재학시절 유학을 온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됐고 현지에서 2~3년간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A씨가 지난 2003년 한국에 들어온 뒤 시부모와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결국 우울증 증세까지 앓게 됐다.
A씨의 시부모들은 ‘왜 서툰 말로 반말을 하냐. 외국인 며느리는 인정할 수 없다’며 잦은 마찰을 빚었고 결국 몸싸움으로 확대되는 등 극심한 감정대립을 3~4년간 거듭했다.
이에 A씨의 시부모들은 A씨를 존속상해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최근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필리핀 출신 주부 B씨도 시부모와 남편이 ‘애들처럼 과자를 좋아한다. 위생 개념이 없다’ 등의 이유로 잦은 핀잔을 하자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주 여성들은 문화적 격차와 체계적인 교육부재, 언어소통 단절 가정, 사회참여 및 취업으로부터 소외 등의 이유로 코리아 드림은 깨지고 더 큰 불행에 빠지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
이주여성들을 위한 문화적응 훈련·사회복지시스템 등이 아직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 YWCA 가정 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는 이주 여성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일깨워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성세대들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문화적 격차를 이해하고 극복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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