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된지 일주일째가 지나고 있다. 이맘때면 학생들이 있는 가정의 가계는 말이 아닐 것이다. 대학 입학생이 있는 가정은 더더욱 심각하다. 물론 경제적으로 안정된 경우라면 덜하지만 한 가정에 2~3명이 상급학교로 연이어 진학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제적인 부담은 가중되기 마련이다.
대학생 둘을 둔 40대 주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어려운 지경이다. 대학생을 두지 않아도 2명의 입학생을 두었다면 100만원 정도는 어느 틈에 사라지기 일쑤다.
이런 가운데 올해의 경우 국민연금을 비롯 자동차세 등의 인상과 함께 각종 생필품 가격도 인상되거나 오를 예정으로 있어 가정 경제를 더더욱 힘겹게 하고 있다.
내달부터 각종 과자, 음료, 식품등이 줄줄이 많게는 22%때까지 올릴 예정이고 이미 인상된 품목도 있으며 뿐만 아니라 원가상승 등의 요인으로 냄비와 쓰레기통 등 생활용품 가격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알게 모르게 지출이 늘어날 형편이다. 그러나 주부들의 지갑은 두툼해질 것 같지 않다. 지출에 비해 수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역 경제 사정에 따라 월급 인상을 동결했고 노동자들도 현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맞아야 하는 신학기는 마치 태풍을 맞은 것처럼 고역이다. 사회적인 현상도 학부모들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중고교생 신입생을 둔 가정에서는 입학 초기에 최소한 30여만원~70여만원이 별도로 든다. 이 가운데 중학생은 교복 구입비가 가장 많이 들고 고교생은 등록금 33만여원과 운영지원비 7만여원이 큰 부담이 된다.
선배의 교복이라도 잘 물려받을 수만 있다면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텐데 이 또한 현재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에서도 졸업생의 호응이 크지 않아 노력만큼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는 졸업생들에게 교복 물려주기 안내를 통해 이를 적극 알리고 있지만 관심은 미미했다.
모 중학교의 경우 적극적인 홍보활동에도 불구하고 건진 교복은 고작 40여벌 뿐이었다. 번거롭기도 하고 기념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이유로 교복 물려주기는 겨우 체면치레 정도로 그쳤다.
이는 학교에서의 교복 물려주기 절차가 당연하게 인식되지 않은 원인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사회적으로 아나바다의 인식이 뚜렷하다면 교복 물려주기와 받기는 주변 시선과 아랑곳없이 지금보다 활성화될 수 있었을 것이다.
가난은 쉬이 떨칠 수 없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참으로 어렵다. 따뜻한 사회는 1%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다. 특히 이웃을 걱정하는 1%의 힘에는 남녀노소와 계층이 따로 없다.
더더구나 지역 교정에서 이루어진다면 이 사회는 훈훈함 그 자체가 될 것이다.
교복 물려주기를 통해 학생들을 아름다운 대열에 서게 하고 학부모의 부담도 최소화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나은 지혜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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