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나로호-소방설비 문제로 발사가 연기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9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기립해 있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제2차 발사가 연기됐다.
이에따라 발사 예비일인 19일 이전 재발사 여부 등 나로호 2차 재발사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발사 3시간 앞두고 연기
교육과학기술부 편경범 대변인은 9일 “화재시 가동되는 소방시설 오작동으로 인해 오늘 중 나로호 발사가 어렵다”고 밝혔다.
편 대변인은 “오후 2시께 소방시설 오작동으로 발사 운용이 중지됐다”면서 “해당 소방시설은 유류화재에 대비한 설비로 오작동 3곳 중 한 곳에서 용액이 분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한·러 전문가들이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는 오후 2시5분께 공식안내방송을 통해 “소방설비 문제로 발사운용 절차가 중지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후 5시 발사 예정이었던 나로호는 발사 3시간을 앞두고 발사가 연기됐으며 우리나라는 2002년 이후 나로호 발사를 8번 연기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발사 중단 원인 ‘경미’
이번 나로호 2차 발사 중단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스프링 쿨러가 작동되는 양상의 오작동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발사 중지 당시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지휘소(MDC)에 있었던 조선대 공과대학 항공우주공학과 공창덕 교수는 “액체 산소 등 산화제 주입 전에 발사대에서 갑자가 하얀색 가루가 쏟아지는 것이 지휘소 화면에 나타났다”며 “이후 비행위원회가 발사운용 작업을 중지한 뒤 발사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문제가 된 소방설비는 발사체와는 별개의 시설로 지상 시스템이기 때문에 경미한 문제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사체가 기립된 상태에서 이미 주입된 제어용 헬륨을 배출하면 발사체에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료인 액체 산소가 주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운용이 중지돼 그나마 다행이다”고 밝혔다.
◇재발사는 언제?
이로써 8번째 연기를 맞는 나로호의 재발사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19일까지 예정된 예비 발사일 가운데 하루를 재발사일로 정해야 한다.
19일까지의 예비 발사일은 발사체와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국제기구와 관련국에 정부가 통보한 마지막 기일이다.
만약 이 기간 안에 발사하지 못할 경우 국제기구 등과 또 다시 발사일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 동안 재발사가 어렵게 될 전망이다.
ICAO 등 국제기구에 다시 발사일을 신청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일 정도이며 지난해 8월에 1차 발사를 했던 점을 감안하면 재발사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공 교수는 “이번 소방설비 문제는 지상 시스템 문제로 발사체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기상여건과 소방설비 문제가 해결되면 수 일 이내에 재발사가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이 참여하는 비행시험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에 회의를 갖고 문제점 분석과 재발사 일정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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