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소 내 판금·도장 등 일부 공정을 하청업체에 임대한 정비업체 대표와 임차인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된 가운데 이 같은 도급구조가 결국 자동차 수리비를 상승시키는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1일 광주지방경찰청 및 자동차 불법하청업체 정화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광주 5개 기초자치단체에 등록된 자동차종합정비업소는 모두 143곳이다. 이중 31개 업소(21.6%)가 불법 임대차 영업행위로 입건됐다.
즉 등록된 1개의 자동차정비업소 내 여러 명의 무등록 하청업자가 공간을 나눠 영업을 하면서 정비업체 대표에게 보증금과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수리비를 상승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피해는 결국 정비업소를 찾은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숨어 있는 업체를 포함한다면 광주시 내 절반 이상의 자동차정비소가 불법 하청 행위를 일삼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동차 불법하청업체 정화위원장 A씨는 “사고 차량을 수리하는 과정에 손상되지 않은 부품을 교체하는가 하면 사고와 연관성이 없는 부문을 수리하기도 한다”며 “이는 보험사에 수리 비용의 허위 또는 과다 청구를 부르고 결국 소비자의 보험 수가가 상승하는 주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무등록 정비업소(하청업체)에 자신의 차량 수리를 맡기고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하청업체는 임대인이 개설한 신용카드 결제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업자들은 카드 수수료 10%를 피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현금거래를 유도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A위원장은 “소비자는 차량 생산년도에 따라 정비 뒤 일정 기간 동안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 무등록 하청업체들은 이 같은 법적 의무를 지지 않아 결국 모든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비업체 대표에게 한 달에 수백만원 씩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는 하청업자들이 수익 상승을 위해 견인차 기사와 결탁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견인차 기사는 사고차량 존재 여부 등을 택시기사 등으로부터 통보(1건 당 3~5만 원 지급)받은 뒤 무등록 하청업자들에게 끌고 간다. 이후 사고차량 수리비 중 10~30%의 금액을 하청업자들에게서 받아가며, 업자들은 이를 보전하기 위해 보험회사에 수리비를 부당청구한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이 같은 불법 하청 행위가 만연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일선 자치구 담당 공무원들의 직무태도도 한 몫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이번 수사 기간 동안 광주 5개 자치구 관련 부서를 조사한 결과, 모 구청의 경우 지난 3년 간 단 한 차례도 관련 사례에 대한 단속에 나선 사실이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같은 폐단의 해는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었다”며 “불법임대로 인한 시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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