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교육 논술 강화해야 / 이준구(주필, 시인) |
2007년03월12일(Mon) |
|
공교육은 무력하다는 최면에 걸려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한 희소식이 들려와 고무적이다. 그것은 지난 한 해 동안 공교육 내에서 논술과 관련된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논술교사 연수의 열기가 높았다. 30시간 기본 과정의 경우에 서울시는 1850명, 경기도는 2000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다른 시도에서도 연수 교사의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추가로 개설한 전문과정에도 서울시의 경우 이미 259명이 참여했고,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교사들의 참여도에서도 논술 연수는 경쟁률이 가장 높은 연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야말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논술 강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낮은 변별력을 보완하고 논리적인 글쓰기를 통해 청소년의 창의력을 개발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까닭이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문필가와 학자가 한결같이 느끼듯, 훌륭한 논술을 쓸 수 있는 능력은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논술 능력은 오랜시간에 걸친 치열한 독서와 폭넓은 관찰, 견문 등을 유기적으로 얻어지는 지적인 산물인 것이다.
훌륭한 글은 작자(作者)가 독서를 통해 쌓아 올린 교양과 지식이 새로운 글쓰기의 동기와 자극을 통해 나타난 의식적인 반응이라고 본다. 이른 바 “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쓴다”가 그것이다.
어떤 학생이 논술 사교육(私敎育) 덕분에 운 좋게 고득점을 받아 입시관문을 통과했다 해도 대학에서 훌륭한 학습능력(學習能力)을 보여 주지는 못할 것이다.
각 시도 교육청에서 교육부 지원을 바탕으로 교사들의 ‘논술 교육 동아리’를 학교별로 공모한 결과 전국적으로 약 1000팀이 결성돼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공교육 논술 지도의 구심점이 형성된 것이라 여겨진다.
각 시도 교육청은 또 개별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논술 교육 지원단’을 조직해 교사, 조직, 지원체제로 논술 교육의 기본 틀이 마련된 것이다. 천만다행이다. 서민 가계에 엄청난 부담이 되는 임기응변적인 사교육을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가 공교육이 논술 교육을 잉태한 시기였다면 이제는 출산의 시기다. 지금까지의 노력을 그 방향 그대로 밀고 나가 튼튼한 아이를 낳아야 한다.
사교육은 논술을 어떻게 쓰는가하는 기계적인 방법은 가르쳐 줄지 모르지만 주어진 논제를 창의적이고 아름답게 풀어내어 표현하는 방법은 결코 가르치지 못하는 까닭이다.
금년 서울대 입학생 중 강남의 학원에서 교육받은 수험생보다 지방 출신 학생이 논술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 이런 사실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어릴 때부터 지속적인 독서와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 공부는 깨달음의 지평(地平)을 넓혀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삶에서 얻는 경험은 제한되지만 책 속에서 여러 겹의 세상 경험을 누리는 것이다.
글쓰기도 일기와 같은 간단한 연습에서 시작해 고전이나 역사에 나타난 문제를 풀어가는 논리적 훈련으로 시간을 두고 발전해 가는 방법이 필요하다.
각 시도 교육감은 우선 논술 연수를 강화해야 한다. 이제 질적 향상 쪽에 중점을 두어 전문화, 단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관리자와 학부모 대상의 연수도 강화해야 한다. 이들의 지원 없이는 논술이 절대로 공교육에 정착될 수 없는 까닭이다.
파행적으로 운영됐던 작문(作文) 시간을 정상화해 작문교사에게 글쓰기 기본 교육을 맡기고 논리적, 비판적 사고 교육의 전문가인 철학, 논리학 교사에게 논술 교육을 일임해야 한다. 교사의 전공을 찾아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言論)도 반드시 한몫해야 한다. 논술사업의 방향을 전환해 수입에만 급급하지 말고 공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까닭이다.
지금부터라도 각 시도 교육청 당국은 ‘논술 교육’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반드시 ‘족집게 논술 과외’를 물리쳐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장차 훌륭한 수학능력자들이 대학에 많이 입학하게 되기 때문이다.[관리자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1.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