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가 북한 인권문제는 인권위의 조사 대상이 아니라며 북한 인권 문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해 충격적이다.
안경환 위원장은 11일 ‘북한 인권에 대한 입장’이란 발표문에서 “국제법과 국내법을 살펴본 결과 현실적으로 북한 주민을 내국인으로 볼 수 없어 북한 인권에 대해선 인권위의 역할이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권위의 입장에서 너무나 당연한 원론(原論)이라고 본다. 그것은 우리 나라가 법치국가(法治國家)로서 정치가 법대로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인권위의 발표는 다음 몇 가지 점에서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여겨진다.
첫째, 성공적인 민주화를 이루어낸 인권 선진국으로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은 크다. 인권은 보편적 가치로서 세계시민사회에 가장 큰 관심사로 등장했고, 우리도 그런 환경에 발맞추어야 한다. 북한 인권도 더 이상 북한과 남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의무 속에 북한 인권문제를 조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서의 유엔 결의문 채택의 핵심 주체는 NGO였고, 인권 규범 형성과정의 중심에도 NGO가 있었다. 앞으로 북한인권의 실질적 개선 문제도 국가 차원에서만 그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 아니라 비국가 행위자와 연계 속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우리의 대북 인권 정책과 인권 전략은 근본적으로 수정돼야 한다.
정부는 하루 속히 범아시아적 인권레짐을 형성해 가는 데 전심 전력해야 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북한 인권을 개선하는 방향이 되기 때문이다.
인권위 당국은 ‘북한 인권은 조사대상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북한 인권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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