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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갑사를 창건한 도선국사의 신통력” |
2010년08월11일(Wed) |
| 김병채<월출산국립공원 자원보전과장> |
월출산과 영암이 낳은 자랑스러운 인물, 도선국사(道詵國師)는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 그 이름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스님이다.
통일신라가 나라의 수명을 다하고 쓰러져 가는 혼란의 시기에 장차 그 모든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통일된 나라를 세울 왕(고려 태조 왕건)의 등장을 예언하는 등 풍수지리설이라는 당시로서는 참신한 사상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후대에까지 깊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월출산 자락 영암의 구림리에서 태어난 시골 출신 도선국사는 어떻게 해서 통일신라 말(末)의 불교계를 대표하는 스님이 되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도갑사(道岬寺) 뒤켠에 세워진 ‘도갑사 도선수미비(道岬寺 道詵守眉碑, 보물 제 1395호)’의 기록을 통하여 도선국사의 행적을 재구성해 봄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선국사의 고향은 현 행정구역상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이며 최씨 성을 가진 마을의 한 처녀가 냇물에 떠내려 오는 오이를 건져 먹고 낳은 아이가 바로 도선이라 한다. 처녀의 가족들은 아이를 숲에 버렸는데, 비둘기 떼가 먹을 것을 날라 오고 날개로 덮어 보호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집으로 데려와 키웠다고 하며, 비둘기 구(鳩)자를 쓰는 마을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도선은 자라면서 강진 월남사(月南寺)에서 불경을 배우고, 당나라로 유학까지 가게 되는데, 당나라에서 풍수지리설로 이름을 떨친 그는 당(唐) 황제를 만나 부제(父帝)의 묘 자리를 잡아 주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국사(國師)의 호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당시 나라 안의 혼란상을 목격한 도선국사는 전국을 유람하며 땅의 형상을 살펴, 한반도의 지형이 배의 형상을 닮았으므로 땅의 기운을 비보(裨補)하는 사찰을 건립할 것을 주장하여(비보사탑설) 배의 머리와 꼬리에 해당되는 지점에 절과 탑을 500여 곳이나 건립하였다고 한다.
현재 영암지역을 대표하는 사찰로 자리 잡고 있는 도갑사 역시 도선국사의 이러한 활약이 밑바탕이 되어 창건된 절이다. 도선국사는 문수사(文殊寺)라는 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훗날 그 절터에 절을 다시 지은 후 도갑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비보사탑설(裨補寺塔說)에 따라 배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영암 지역에 사찰을 건립하여 지기(地氣)를 북돋워 주기 위함이었으며,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절은 고려시대에 크게 번성하였고, 조선시대에는 수미대사(守眉大師)와 신미대사(信眉大師)가 중건한 이후 여러 차례 전란을 겪으면서 고쳐 짓기를 거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도갑사에는 국보 제 50호인 ‘영암 도갑사 해탈문(靈巖 道岬寺 解脫門)’을 비롯해 ‘도갑사 석조여래좌상(道岬寺 石造女來坐像, 보물 제 89호), ‘영암 도갑사 목조문수보현동자상(靈巖 道岬寺 木造文殊普賢童子像, 보물 제 1134호)’ 등 수 많은 문화재가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산신령님이 숨어 살 것 같은 영봉을 거느린 월출산국립공원을 탐방한 후, 도갑사에 들러 문화유산에 스며있는 옛 사람의 자취를 되새기고, 산세를 살펴보며 도선국사가 이 터에 절을 들어앉힌 까닭이 무엇이었을까 하고 아마추어 지관(地官) 흉내를 내보는 것도 여름 무더위를 식힐 멋진 피서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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