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아파트나 주택매매를 미끼로 한 사기사건이 잇따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13일 광주지역 일선 경찰서와 소비자 단체 등에 따르면 봄 이사철을 앞두고 지난달 중순부터 “집을 비싸게 팔아주겠다”고 속인 뒤 수수료만 챙겨 잠적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광주 서구 농성동에 사는 J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께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라는 곳으로부터 솔깃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덥썩 보증금부터 보냈다가 낭패를 당했다.
‘박 과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개업자로부터 “시세를 알 수 없으니 부동산협동조합에 연락해 시세공고를 내고, 보증금 40만원을 따로 지불하면 아파트를 비싼 값에 매도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별 의심 없이 송금했지만 2주일이 지나도록 집이 처분되기는 커녕 문의조차 뜸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앞서 같은 달 12일 광주 북구 중흥동에 거주하는 K씨의 집으로도 공인중개사를 사칭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제때 제값에 처분되지 않아 고심하던 24평짜리 노후아파트를 “6천700만원에 팔아주겠다”는 제안은 K씨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K씨는 이후 공증서류 작성비 등의 명목으로 모두 5차례, 883만원을 나눠 송금했다가 돈만 고스란히 날렸다.
경찰 관계자는 “노후아파트나 주택을 급매로 내놓는 경우를 주로 노린 매매사기가 잇따르고 있다”며 “전화로 공인중개사나 법무사라고 밝힌 뒤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일단 의심해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한재용 광주지부장(58)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바심을 느끼는 집주인들을 대상으로 한 매매사기가 극성인 것 같다”며 “시세보다 턱없이 높은 가격에 처분해 준다거나 비싼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는 십중팔구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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