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대학가 주변에선 별별 꼴불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대문 앞엔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난다. 밤새껏 마신 술과 안주를 잘 혼합하여 숙성된 썩은 오물을 한 바가지씩 쏟아 놓아있다.
며칠 전 모 지방대학 정문에서 속옷 차림으로 신입생 신고식을 치루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충격이었다.
대학교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매년 신학기가 되면 한동안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우루루 몰려다니는 발자국소리, 남학생 등에 업혀가면서 외치는 여학생의 술주정 소리, 가니 못가니 억지로 끌려가며 지르는 여학생의 비명소리. 정말 이게 대학 신입생 환영 문화일까?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모든 만물이 소생하며 태동하는 역동적인 3월 달에, 환영이라는 미명아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꿈을 안고 새 출발하는 한 인생이 죽음으로까지 내팽겨 처지는 환영식은 이젠 바꿔야 되지 않을까.
이것은 대학의 자율이 아니라 만행인 것이다. 대학에서 꿈을 펼치기도 전에 술 문화, 담배, 성추행까지 폭력으로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야 되겠는가. 왜 하필 꿈을 안고 출발하는 첫발이 이런 그릇된 대학생 문화일까 심히 유감스럽다.
요즈음 음주, 담배가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성범죄 또한 청소년기에 심각하게 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이 대학에 들어오면 그동안은 모두 몰래몰래 행해왔던 호기심 같은 것들이 성인으로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겐 성인이요, 대학생이란 신념과 책임을 가르쳐줘야 되지 않을까.
청소년기에는 아직 어리고 철이 없고 판단이 어려워 잘못을 하고 쉽게 용서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대학생이 되면 오히려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행동하고 그 행동은 책임을 져야 되는 그래서 몰래 피웠던 담배는 끊어야 되고 술 또한 절제하며 대학생이라는 자부심과 원대한 꿈을 펼치는데 선배로써의 대학생활의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입학 기념으로 그동안 대학 가기위해 공부만 했던 나약함을 벗어나기 위해 산악훈련이나 자원봉사, 일일현장체험 같은 프로그램을 짜서 환영 행사를 한다면 몸과 마음이 얼마나 뿌듯하고 즐겁겠는가.
이젠 각 대학마다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이 각박한 사회현실에 참 인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그래서 대학생활이 즐겁게 시작되도록 신입생 환영 문화를 만들어 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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