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노래방 연쇄강도 사건 해결과 강·절도 등 강력사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하룻밤 사이에 강·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더욱이 강력사건의 용의자들이 경찰의 순찰활동 시간을 교묘히 피해 범행을 저지르고 있어 경찰의 병력운영에 헛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18일 새벽 5시 25분께 광주 남구 월산동 S아파트 인근 편의점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침입, 물건을 사는 척 하다 혼자 있던 종업원 강모씨(20)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 19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강씨는 “담배를 달라고 해 건네준 뒤 가격을 말하자 범인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척 하다 갑자기 흉기를 꺼내 위협한 뒤 돈을 빼앗아 뒷문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의 진술을 토대로 짧은 스포츠형의 머리를 한 40대 남자를 쫓고 있으나 편의점에 설치된 CCTV가 고장나 용의자의 정확한 인상착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최근 발생한 강·절도 사건의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만간 강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용의자의 몽타쥬를 작성해 신원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5시께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주택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 괴한이 침입, 집 주인의 “강도야”라는 고함을 듣고 달아났다.
또 이날 자정께 광주 북구 문흥동 육교 인근에서는 귀가하던 김모씨(45·여)가 괴한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아 상품권 28만원 가량이 들어있는 핸드백을 빼앗겼다.
이처럼 하룻밤 사이에 강·절도 등 강력사건이 잇따르자 강도사건 해결과 예방에 집중하던 경찰이 적잖게 당혹해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8일 최초 노래방 강도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두 달새에 광주지역 노래방에서만 동일범으로 추정되는 강도사건이 8건이나 발생하자 범인 검거에 특진을 내거는 등 사건해결에 집중하고 있었다.
특히 전남경찰청이 용의자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 테이프를 언론에 공개하는 한편 강·절도 예방에 가용 인력을 총동원한 상황에서 유사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병력운영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날 강도피해를 당한 강씨는 “최근 강·절도 사건이 잇따라 의경들이 새벽 5시까지 주위 순찰을 돌았으나 이날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남부경찰서는 형사계 외근반 직원과 방범순찰대 의경 80여명을 노래방과 편의점 등에 배치해 순찰활동을 벌였지만 새벽 5시에 병력을 철수한 직후 곧바로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일선 경찰서 한 관계자는 “연쇄노래방 강도사건 이후 가용인력을 총 동원해 새벽 4시까지 순찰하다 일주일 전부터 새벽 5시까지 연장해 근무하고 있다”며 “범인들이 경찰의 순찰활동 시간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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