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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해하는 큰 마음을 갖자 / 이준구(주필, 시인) |
2007년03월19일(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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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서애 유성룡(西厓 柳成龍) 선생 타계 400주년이 되는 해인데 서애의 후손인 풍산 유씨와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후손인 덕수 이씨 문중이 두 충신의 400년 인연을 되새기는 역사적인 추모제를 마련한다는 소식이다.
5월 초순 시작되는 추모제를 앞두고 서애의 14대 종손인 유영하(81) 옹과 충무공의 13대 직계후손인 이종남(71) 전 감사원장이 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만났다. 이분들은 서애의 위패를 모신 병산서원을 함께 둘러본 후 서애의 종택인 풍천면 하회마을 안 충효당에서 400년에 걸친 양가의 세교(世交)를 되새겼다.
이야말로 충무공 이순신-서애 유성룡 두 충신의 합동추모제를 마련하는 것으로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서애 선생의 천거가 없었다면 충무공이 나라를 구할 수 없고, 충무공이 왜군을 이기지 못했다면 서애 선생도 존경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후손의 이날 만남은 서애의 서세(逝世) 400년을 맞아 추모행사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추진위원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를 두고 두 문중이 서로 양보를 하다가 결국 이 전 감사원장의 몫이 됐다. 서애를 추모하는 행사지만 충무공의 후손이 맡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서애 선생은 1542(중종 37년)년 10월 2일에 경상도 의성현(義城縣) 사촌리(沙村里)에서 탄생했다. 본명은 유성룡(柳成龍), 자는 이견(而見), 호는 서애(西厓), 본관은 풍산(豊山)이다. 부친은 관찰사 중영(仲영)인데 강직하다는 정평이 있었고, 모친은 안동 김씨(安東金氏)다.
서애 선생은 어릴 때부터 매우 총명해 6세에 벌써 대학(大學)을 배웠으며, 약관시절에 경상도 도산(陶山)에 가서 이퇴계 문하에서 학문을 닦았는데 이퇴계는 그를 한 번 보고 기이하게 여겨 학자들에게 “이 사람은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찬탄했다. 이는 그의 명석한 판단력, 즉 정치적 소질을 인정한 것이다.
선생은 1566년에 문과에 급제해 승문원 권지부정자에 보직됐으며, 1570년에는 홍문관 부수찬이 돼 입시할 때마다 응대함이 명백, 개절하고 의리의 분별이 정세했던 까닭에 당시의 제일 강관(第一 講官)으로 인정됐다.
1572년 이준경이 유소를 올려 조정 안에 붕당(朋黨)의 징조가 있음을 경고하고자 그것이 크게 말썽이 돼 언관(言官)들은 사림을 모해하려는 것이라고 논핵하고, 심지어는 이준경의 관직까지 추삭하고자 주장했다.
그러나 이때 선생은 “대신의 유소는 부당한 점이 있으면 변론만 하면 될 것이지 죄까지 주려는 것은 대신을 대우하는 체모가 아니다”라고 역설해 다른 사람들도 선생의 정론(正論)에 따르게 됐다.
1584년(선조17년)에 조정에 소환돼 예조판서에 승진되자 이 때 의주 목사 서익(徐益)이 상소해 선생을 거간이라 배척했으나 선조께서는 “유성룡은 군자이며 금세의 대현(大賢)인데 어떤자가 그런 말을 하느냐?”고 말씀하셨다. 이것만 봐도 충무공과 함께 충신임을 알 수 있다.
이번 합동추모제는 화해의 장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 조선 침공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와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후손과 조선을 지원했던 명나라 장수 이여송(李如松)의 후손이 참여하는 까닭이다. 400년만의 화해를 볼 수 있어 아주 좋은 분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차제에 여야 정치인에게 몇 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노파심을 지울 수 없는 까닭이다.
첫째, 여당은 하루 속히 한나라당과 화해해야 한다. 정쟁(政爭)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왜 정(政)은 정(正)인 것을 모르는가 묻고 싶다.
둘째, 야당은 반드시 당리당략을 떠나 민생(民生)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까닭이다.
노 대통령의 임기는 1년이 남았다. 지금은 분명히 실덕(失德)했지만 실패한 대통령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야당, 국민과 화해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덕(德)을 심고 덕을 쌓아야 국정이 안정돼 민심이 돌아올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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