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입시 정책이 춤을 추고 있다. 중심 전형 요소가 내신에서 논술로, 다시 수능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험을 치를 학생들은 자주 바뀌는 전형방안에 불안하기만 하고, 교육정책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정책 불신을 촉발한 직접적인 계기는 최근 잇따른 사립대학들의 수능 중심 입시안이다. 고려대와 연세대에 이어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많은 대학들이 수능 성적만으로 정시모집 인원의 50%를 뽑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내신성적을 묻지 않고 수능만으로 뽑으면 내신에서 불리한 특목고 학생들이 유리해질 것은 불문가지다.
고려대가 이 수능전형으로 특목고 학생들을 끌어들이려 하자 다른 대학들도 특목고 학생을 뺏길세라 경쟁적으로 뒤따른 것이다. 2004년 고교 진학 때 “2008년 입시에서는 내신이 강화돼 특목고를 가면 불리할 것”이라는 교육부의 공언을 믿고 일반고를 선택했던 학생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이 우수 학생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그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교육관계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학생 선발 방법을 자율적으로 정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입시를 8개월 앞둔 이제 와서 입시의 중심 틀을 바꾸는 것은 수험생을 무시한 무책임한 태도다.
지난해 5월 24개대 입학처장이 한 자리에 모여 “내신을 50% 이상 반영하겠다”고 공동 발표한 것은 무엇인가. 수험생들에게 “그때는 교육부의 종용에 의해 마지못해 그런 것이니 눈치껏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고 변명할 것인가.
온 나라에 논술 광풍이 몰아치고 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래 놓고 다시 수능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국회 토론회에서 ‘교육부 해체’ 주장이 나왔다. 3년간 벌여온 교육 관치의 어지러운 발자취를 돌아보면 교육부는 있어봤자 ‘백해무익’이라는 말이 백 번 맞는 말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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