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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대회 후유증 ‘심각’ |
2010년10월29일(Fri) |
건설 지연·마케팅 실적 저조·교통 숙박대책 등 놓고 책임 공방
전남도·조직위 등 카보에 책임 전가 분위기 역력 ‘적절성 논란’ |
대한민국 최초로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코리아 그랑프리가 신생 서킷으로는 나름대로 관중동원에 성공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지만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특히 경주장 건설 지연과 대회운영미숙, 마케팅 실적 저조, 교통·숙박대책 등을 놓고 책임공방도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이번 대회가 대규모 관중동원을 통해 앞으로 6년간 예정된 한국 F1대회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전남도 개도 이래 최대 국제행사에서 전남을 전 세계에 알렸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러 문제점의 근원지로 F1대회 운영법인 카보(KAVO)가 지목되는 모양새다.
전남도와 F1조직위 등은 드러내 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사실상 카보에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들의 주장에는 경주장 건설 지연과 당초 예상보다 6천억원 이상 늘어난 건설비용 등에서 카보가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 그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경주장 건설 지연의 경우 카보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이 적절한가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영암 F1경주장은 사실 최초 착공부터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2007년 7월 영암 간척지에 대한 정부의 F1부지 토지우선사용 승낙이 떨어지면서 공사착공이 가시화됐지만 절대공기나 재원마련 등을 감안할 때 2009년 말 완공목표가 가능할 지 의문이었다.
의문은 현실로 다가왔다. 경주장 건설비가 마련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경주장 완공목표는 대회 개최 3개월 전인 올 7월로 다시 변경돼 지난해 4월 건축 기공식을 통해 허리끈을 졸라 맺지만 이 마저 어려움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경주장 건설비용의 국고지원 근거가 되는 F1지원법 제정이 늦어지고 세계적인 경제한파의 영향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은 물론, 수정된 완공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 사실상 대회가 끝난 현재까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실제 F1지원법 제정과 PF는 지난해 9월에야 이뤄졌고, 그나마 F1지원법에 근거한 국비지원도 정부가 880억원을 약속했지만 올해 다 받지 못했다.
올해 대회를 앞두고 경주장 건설에 박차를 가했지만 여름 잦은 비로 공사가 계획대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데다, F1대회 경주를 치르기 위해서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검수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초읽기에 몰린 전남도나 카보가 무리한 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특히 당초 예상했던 3천400억원의 경주장 건설비용이 600억원 이상 더 늘어날 것으루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회 개최 불투명 여론속에서 첫 대회를 치르기 위해 FIA나 FOM 등이 요구하는 상황을 ‘스폰지’처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스포츠모터계의 현실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결국 지난 2006년 F1개최권 획득 이후 전남도가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이유가 어쨌든 4년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 것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정부 역시 초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 제역할을 했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카보의 대주주인 전남도와, 대회를 지원하고 있는 F1조직위원회가 모든 것을 쉬쉬하다가 이제와서 모든 책임을 카보로 돌리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또 경주장 건설 이외, 마케팅이나 숙박·교통대책 등의 책임 공방도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실패로 평가되고 있는 마케팅의 경우 카보가 맡고 숙박·교통대책은 F1지원본부 등이 도맡아왔다.
카보는 마케팅의 실적 저조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교통대책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대회 기간 중 논란이 됐던 티켓 강매, 무료 자유이용권 등에 대한 전남도의 책임은 뒤로 한 채 이같은 모든 기형적인 문제점이 경주장 지연으로 인해 불거진 것이라고 카보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 역시 무리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 한 관계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카보에 대해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보 관계자는 “마케팅 저조 등은 우리 책임이다. 하지만 교통·숙박대책 등의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넘기는 것은 전남도의 책임 회피다”고 말했다.
한편 박준영 전남지사는 대회 직후인 지난 25일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주장 건설이 지연되고 추가비용이 발생했으며 당초 예상과 달리 충분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운영상 적지 않은 미흡한 부분은 잘 기록해 교훈으로 삼아 내년 F1대회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염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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