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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소액결제 사기 ‘땅 짚고 헤엄치기’ 2010년11월01일(Mon)
제도적 허점 이용 13억 상당 가로챈 콘텐츠 업체 운영자 구속…개선 시급
사진은 정보업체들이 무차별로 전송한 ‘낚시문자 메시지’.
　휴대폰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스팸 문자로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29일 휴대폰 ‘낚시문자’ 소액결제를 통해 13억원 상당을 가로챈 콘텐츠 제공업체 운영자 김모씨(30)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다른 콘텐츠 제공 운영자 김모씨(30)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운영자 21명과 대포통장 양도자 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김씨는 콘텐츠 제공업체 12개를 운영하면서 불특정 휴대폰 사용자 수 만명에게 “미확인 포토메일이 있습니다”, “수신된 멀티 메시지가 있습니다” 등의 스팸 문자를 무차별 발송해 한 건당 2천990원씩 정보이용료를 결제 받는 수법으로 13억원을 부당 취득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3천원 미만의 휴대폰 소액결제의 경우 사용자 승인 절차 없이 자동으로 과금된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김씨를 포함해 이번에 검거된 30명이 가로챈 피해금액은 약 50억원에 이르며 피해자 수도 160만명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현행법상 콘텐츠 제공업은 별다른 조건 없이 세무소에 사업자 신고만 하면 개인사업자로 곧바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다.

이 후 업체 운영자는 문자메시지 발송업체 및 결제대행업체와 계약만 하면 손쉽게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발송업체가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이용해 대량으로 문자를 발송하면 결제대행업체가 각각의 수수료를 정산해 나눠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공업체가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말 그대로 ‘누워서 떡 먹기’였다.

이 같은 사기행각에는 3천원 미만의 휴대폰 소액결제의 경우 사용자 승인 절차가 필요없이 자동으로 과금된다는 제도적 허점이 악용됐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한 건당 2천990원의 이용료를 과금했다.

또 휴대폰을 이용한 허위, 과장 광고시 과태료 1천만원이라는 전자상거래법상 경미한 처벌 근거도 사기행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경찰에 붙잡힌 콘텐츠 제공업체 13곳은 법원 재판 기간 중에도 범행을 이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콘텐츠에 대한 결제대행업체와 이동통신사의 예방책과 적절한 책임도 시스템화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불법 콘텐츠를 무차별로 살포하고 있는데도 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결제대행업체와 이동통신사의 경우 수수료만 챙길 뿐 별다른 근절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소액결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나 노인들의 경우 무선 콘텐츠 결제 차단을 신청하거나 한도액을 ‘0원’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피해를 입었을 때는 방송통신위원회 고객센터(국번없이 1335)나 한국무선인터넷 산업협회 소액결제 관련 민원처리 사이트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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