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20일 임시총회(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임했다.
지난달 27일 정기총회에서 회장 선임에 실패한 지 21일 만이기는 하지만 ‘조석래 체제’를 갖추고 새 출발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창립 46년 만에 회장 추대 연기로 야기된 ‘21일간의 표류’의 상처 치유는 당면 최대 과제로 남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회장 선임이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것은 한마디로 전경련의 위상과 기능이 전과 같지 않은 데서 비롯된 당연한 귀결이다.
전경련은 사실상 우리나라 실물경제의 주력을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으나 최근 들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반기업 정서나 정부의 대기업 규제정책에 맞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았으며 이것이 안팎의 불만과 불신을 유발했다고 봐 틀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출자총액제한제 완화를 비롯해 상법개정안, 상속세제 개편 등은 어느 것 하나 결코 소홀하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 여기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도 높은 담합조사도 기업계로서는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이와 연관해 조석래 신임 회장이 ‘자유시장경제 창달, 경제정의 구현,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강조하면서 특히 외자 유치와 국내 투자가 확대되면 일자리, 소비가 늘어나 다시 투자가 필요해지는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전경련이 해야 할 몫이 있음을 밝힌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석래 전경련’이 이 모든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회원사, 특히 4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대 조건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변화된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전경련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라도 회원사와 회장단은 회장 추대 과정에서 노출됐던 갈등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 단합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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