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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팔아야 부채 상환할 수 있는데…” 2010년12월02일(Thu)
구제역으로 소비심리 위축·우시장까지 폐쇄 ‘한우농가 이중고’
　“소를 팔아야 연말에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데 큰일입니다”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1일부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우시장이 폐쇄된 가운데 전남지역 한우 사육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봄에도 구제역 발생으로 우시장이 4개월 가량 폐쇄됐던 경험이 있어 농가들의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다.

1일 오전 7시께 전남 영광군 영광읍 우시장.

장이 서는 이날 평소 같았으면 경매에 나온 소 울음소리와 사람들로 시끌벅적했을 우시장이 폐쇄돼 적막감만 흐르고 있다.

영광에는 1천300농가에서 한우 2만4천두를 사육하고 있어 우시장에 평균 100마리가 경매에 나오지만 구제역 발생에 따른 시장폐쇄로 모두 거래가 중단됐다.

축협이 일부 상인들과 한우농가의 직거래를 주선하고 있지만 공식 시세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가격 흥정에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광 한우협회 정종원 회장(56)은 “구제역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우시장까지 폐쇄돼 한우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번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올해 봄에도 구제역때문에 4개월 가량 우시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재개장 후 쏟아져 나온 물량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며 “오늘 군청에서 농가와 축산 관계자들이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다”고 한숨지었다.

인근의 함평 우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남지역에서 우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함평에서는 1천886농가에서 한우 3만3천두를 사육하고 있다.

우시장 폐쇄로 현재 함평축협에는 한우 180마리의 경매가 신청된 상태다.

하지만 싼 값에 소를 구입하려는 상인들과 값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농가들이 적정한 가격 결정을 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함평 지역 한우농가 이재봉씨(51)는 “연말에 부채를 상환하려면 소를 팔아야 하는데 헐값에 넘길 수 없어 고민이다”며 “구제역 한파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우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전남지역에서는 3만4천676농가에서 한·육우 52만7천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함평과 영광을 비롯해 장성, 담양, 나주 등 14개 우시장이 이번에 폐쇄됐다.

[최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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