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한 대학에서 384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생의 77%가 자기 부모의 성함을 한자(漢字)로 쓰지 못하고, 20%는 자기의 한자 이름도 쓰지 못했다는 소식이다. 몹시 충격적이다.
성명글자가 이렇다면 한국어 어휘의 70%나 되는 한자어휘에 대한 수준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안타깝기 그지 없다.
한글 전용(專用)이 추진되던 70년대에 학문적 양심과 우국충정에서 이를 반대한 학자가 많았으나 당국은 그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교직까지 박탈했다. 그때부터 한자지식이 없으므로 한국어의 조어력(造語力)은 상실되고 언어생활에서도 한자어휘의 사용은 점점 줄어들어 급기야 우리말은 어휘의 빈곤에 빠지게 됐다.
이제 우리 국어는 언어의 본질적 기능인 의미소통력까지 불완전해 짐으로써 끝내 언어, 학술 등 모든 분야에서 국영혼용(國英混用)을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야말로 정부가 주권자인 국민을 문맹자로 만들어 우민화한 것이다. 그것은 오늘의 많은 국민이 국한혼용(國漢混用)으로 된 헌법이나 법률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고,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은 국가의 의무라고 명시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왜 모르고 있는가 묻고 싶다.
우리는 영어만 열심히 배우고 한문 배우기를 꺼리는 것은 세계화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본다. 한문은 자고로 동양 문화의 핵(核)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에 자기 부모를 죽이는 자식이 많이 나오고, 학교에선 폭력배가 들끓는 것은 모랄이 땅에 떨어진 까닭이다. 모랄이 땅에 떨어진 것은 한문 교육의 부재라고 여겨진다.
각 시도 교육감은 반드시 초중고의 한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한문 교육을 강화하면 전인교육은 절로 되는 까닭이다.
교육부 당국은 ‘한문 교육 연구’에 심혈(心血)을 기울여 학생들이 “내이름 한자(漢字)로 뭐더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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