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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정년제’ 의무화 해야 |
2010년12월21일(Tue) |
| 이준구<주필, 시인> |
최근 기업 현장에서는 중 고령 근로자들이 40대 후반부터 조기퇴직, 명예퇴직 등으로 평생 직장을 물러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공식 노동통계에 따르면 기업의 정년은 57세인데 실제 퇴직연령은 평균 54살로 근로자들은 정해진 정년보다 3년이나 일찍 퇴출되기 때문이다.
금년은 베이비붐 세대(712만명)의 맨 앞자리에 위치한 1955년생들이 정년퇴직의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한 첫해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수십년간 ‘은퇴 러시’라는 사상 초유의 역사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중·고령자들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까닭이다.
현재 우리 한국의 인구의 전체 평균수명은 80살이다. 65살 이후의 기대여명은 약 20살이다. 재취업이 없다면 30년 이상을 연금 의존적 생활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은퇴 고령자들 가운데 국민연금 수급비율은 겨우 10%다. 수급하는 연금액도 기초생계보장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아주 적은 액수인 것이다.
많은 근로자들이 조기퇴직 후 재취업을 하지만 주로 생계형 영세자영업이나 임금·근로조건이 열악한 비정규직이다.
자영업 부문도 넘쳐나는 유입 인구로 경쟁이 심화되고 도산율이 아주 높아졌다. 임금 부문에서 퇴출된 노동력이 기존 자영업자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우리 사회 가장(家長)들은 아직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이라는 이중적 짐을 지고 있다. 생애 주된 일자리부터의 조기 퇴출과 고용 불안정은 개개인 가족의 생계뿐만 아니라, 건실한 근로중산층의 존재기반까지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10년부터 기존의 ‘고령자 고용촉진법’을 ‘고용상연령차별 금지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로 개정했다. 참 잘했다. 기업에서 정년을 정할 경우 60살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의무를 강화했고, 정년이 현저히 낮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년연장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정년연장에 소극적이다. 여러가지 경제적인 여건(불경기, 높은 임금)과 제도적인 장해 요인(경직된 노사관계)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맞는 말인지 모른다.
정부는 하루 속히 적극적인 정책대안으로 ‘최소정년제’를 도입, 제도를 의무화 해야 한다. 최소정년은 현재 우리의 경제사회적 여건을 고려하면 60살이 가장 적정하리라고 본다.
일본은 1994년 개정된 고령자고용안정법에 의해 1998년부터는 모든 기업에서 60살 정년을 의무화했다. 2006년부터는 사업주들로 하여금 65살로 정년연장, 정년의 폐지, 정년후 계속 고용제도의 도입 중에서 한 가지 조처를 취하도록 2004년 동법을 개정해 발효중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과 비슷한 고속성장과 인구 고령화를 겪는 대만과 싱가포르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도 법정 정년을 62살, 63살로 이미 연장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런 연장제도를 반대하기도 한다. 반대론자들은 과거 인구의 평균수명이 60살 안팎이던 1970년대 이래 80살을 상회하는 지금까지 기업들의 정년이 변치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계 제일의 부자 빌 게이츠는 부자가 된 후에 가진 것을 베푸는 모범적인 일을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가들도 이를 본받아야 한다. 만년 들어서 돈이 많지만 쓸 수 없는 돈은 내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좋은 인생이 되어야 한다.
기업가들은 이기주의를 버리고 인의(仁義)를 가지고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 인(仁)은 사랑이요, 의(義)는 의리이기 때문이다. 사랑과 의리가 있어야 좋은 기업인 것이다.
정부 당국은 ‘최소정년제’ 법제화에 전심치지해야 한다. 기업도 중·고령퇴직자에 대한 인식을 전환, 다양한 전직직원 프로그램을 개설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새로운 직무기술을 익히는 등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퇴직자 개개인의 노력이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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