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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케 버티는 지구 |
2010년12월23일(Thu) |
| 안용호<논설위원, 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말사스는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자원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함으로써 인류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말사스의 예측은 빗나갔고 지구촌에는 70억 명이라는 너무나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해마다 7천600만 명, 하루에 21만 명씩 불어나면서 몇 십 년 후에는 120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와 같은 인구증가는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게 되고, 세계화에 따른 무역증가로 화석연료 소비가 가속화되며, 무분별한 산림벌채, 육류소비증가를 위한 가축사육, 곡물생산을 높이는 논농사 증가 같은 지속가능하지 않는 생활양식을 고집함으로써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먼저 무분별한 자원의 낭비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몸속의 진액을 다 뽑아 써서 휘청거리며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버티고 있는 것이 그저 용하기만 한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토지, 원자재, 에너지 등의 천연자원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므로 천연자원은 항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적 신진대사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자연자본, 재생 가능한 자원과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너무 많이 펑펑 쓴다.
수렵채집 시대에는 천연자원의 소비량이 1인당 연간 1미터톤(1천 킬로그램)이던 것이 농경사회에서는 약 5미터톤으로 증가했고, 최근 50년간은 35미터톤으로 농경사회에 비해 10배의 원자재를 소비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에 아슬아슬하게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이용 가능한 자연자본 그 자체를 탕진하면서 살아갈게 아니라 그 ‘이자’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적으로 천연자원의 추출양은 2020년에 800억 미터톤으로 지금보다 40%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서구식 발전 모델을 쓰면서 자원을 이렇게 많이 사용하면 환경오염, 홍수, 오랜 가뭄, 싸이클론, 대기 오염, 산림파괴, 사막화, 수질오염, 빈곤증가, 전염병 등에 시달릴 것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우리는 자연의 질서에 개입해야 한다. 이스터 섬의 예에서 보듯이 지나친 자연의 개발은 파국을 맞는다. 최근에는 지구시스템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생겼는데 지구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지구 자연자본이 주는 서비스의 귀중함과 고마움을 알고 잘 보존하고 가꿔가면서 오래도록 사용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다음은 지구환경변화, 특히 기후 변화를 초래하는 압력과 요인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긴밀하게 관련된 요인은 ‘이산화탄소’라는 생각이 든다. 태양에서 나오는 자외선 복사는 통과되고, 지면에 반사되어 방출되는 장파복사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에 의해 흡수된다. 이것을 온실효과라고 한다.
지구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구는 42만년 동안 이 시스템을 스스로 조절해 왔다. 다시 말하면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100~280피피엠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균형을 유지했으나 최근 50년 동안에는 370피피엠을 기록하면서 이상 징후를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이는 기온상승을 예고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현재 약 260억 미터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0년에는 370억 미터톤으로 불어날 것이다. 기온 상승이 초래할 수 있는 해수면 상승을 예로 들어보자.
지질학 자료에 의하면 지난 6천년 동안에는 해수면이 기껏해야 1밀리미터씩만 증가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와서는 기온상승으로 매년 1~2밀리미터씩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해수면이 1밀리미터씩 높아질 때마다 해안가 육지는 약 1미터씩 물에 잠긴다.
다음으로는 기온이 상승하면 빙상이 녹아내린다. 그린란드의 빙상이 녹아내리면 해수면이 3~6미터씩 상승하고, 남극 서쪽의 빙상이 녹아내리면 3미터 더 상승하게 된다. 빙상이 녹아내리면 태양열이 적게 반사되어서 온난화가 가속화된다. 강수량이 증가하고 해류의 흐름이 변화한다. 결과가 원인이 되어 더 큰 결과를 낳는 ‘양성 피드백루프’가 가동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생물자원의 분포까지도 바꾸어 버린다. 대안은 대체에너지 개발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것뿐이다.
물은 0.1%만이 물순환에 쓰였다. 지금은 이용 가능한 담수원의 절반 이상을 인간이 쓰고 있다. 숲도 너무 많이 파괴되었다. 숲으로 만드는 종이는 미국인은 1인당 연평균 307킬로그램을, 독일인은 219킬로그램을, 중국인은 54킬로그램을, 아프리카인은 1킬로그램을 사용한다. 그 외에 지구를 괴롭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용케 버티는 지구를 위하여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부탄’은 국내총생산보다 국내총행복 정책을 쓴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돈다발 위에서 자는 것보다 벚꽃 핀 섬진강 가를 걷는 것이 더 행복할 때가 있다. 우리는 지금 잘못 가고 있는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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