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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년 올 한해… |
2010년12월24일(Fri) |
| 박상주<편집국/국장> |
한 해가 왜 이리 빠를까 한숨을 쉬는 중에 또 새로운 한 해는 어느새 문을 두드리고 있다. 60년 만에 돌아왔던 백호랑이 경인년도 이제는 마무리할 시점을 맞았다. 달력의 끝자락에서 뒤돌아본 한해는 잘 살아왔다는 뿌듯함보다 뭔가 아쉽고 허전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범띠해의 활기찬 기상으로 시작한 대한민국의 올 한 해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은 해였다. 전국을 뒤흔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온 국민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으며, ‘G20 정상회의’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잘 취러내 국위선양에 큰 획을 긋기도 하였다. 호랑이해에는 무언가 새롭게 달라져야 한다고 다짐했던 지난 새해 아침이 떠오른다. 돌아보면 반성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붉게 물든 한 해를 아쉬워하며 여명의 또 다른 한 해를 앞에 놓고 밤새워 반성한다.
눈 속에 핀 복수초나 설중매를 보며, 춥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늘 불평불만과 탐욕에 휘둘리며 살았다. 하얀 눈을 보고도 깨끗한 삶을 배우지 못하고, 다른 사람은 다 잘 되는데 나는 왜 안되는가 생각했다. 할 수 만 있으면 부정이라도 해서 쟁취하고픈 마음을 가졌다.
구만리나 날아오는 철새에게서 땀 흘리며 혼신을 다하는 삶을 배우지 못하고, 아무리 바빠도 바늘귀를 찾아 실을 꿰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허둥대며, 불로소득을 원했다. 나무에서 돋아나는 새 잎에서 정직을 배우지 못하고, 거꾸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허황된 생각으로 부정직한 마음을 품었다. 좋은 사람들에게서 사랑과 배려를 배우지 못하고 시기 질투하며 자신을 들볶아대지는 않았던가 지난해를 반성한다.
짙게 끼인 먹구름 위에는 항상 찬란한 태양이 빛나건만 그 잠시를 참지 못해 안달하고 초조해 했다. 밤이 깊으면 동이 터는 오는 법인데,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안절부절하며 소금물에 담가놓은 미꾸라지처럼 설쳐대던 지난 일들을 또 반성한다.
잘못 세웠던 계획들과 부끄러운 지난날들이 저녁노을처럼 사위어 간다. 새로운 밑그림 위에 새롭고 희망에 부푼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누군가가 ‘희망이란 있는 것이기도 하고 없는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희망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있는 것이고, 없다는 것은 그저 그렇게 살아가면 희망을 잠시 잃은 것일 뿐이다. 짐승이야 희망이 없겠지만, 사람은 희망을 가지고 산다. 희망이 움직이는 원동력이며 살아가는 의미가 아닐까. 우리는 살아보지 않은 시간에 큰 희망을 가지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꿈을 꾼다.
새로운 것은 우리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 준다. 아직 그리지 않은 백지 같은 1월이 희망을 주고 태어날 아기가 희망을 준다. 그 희망에 감사하고 꿈을 품을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 가물거리는 별빛 하나에 감사하고 내리는 빗방울과 싸락눈에 감사한다. 눈물겨운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다사다난 했던 2010년 경인년, 백호랑이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해에 계획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마무리를 잘 하도록 해야겠다. 노을이 주는 따스함만큼 마음도 따뜻한 송년을 보내자.[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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