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해남군 산이면 철새 도래지인 고천암호 인근 농경지에서 집단폐사한 가창오리 74마리 중 20여마리의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의과학 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고병원성인 H5N1 감염으로 최종 확인됐다. 해남 고천암호 가창오리 군무 자료사진.
전국적으로 구제역의 확산에 따라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남 해남 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전남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28일 전남도 따르면 지난 22일 해남군 산이면 철새 도래지인 고천암호 인근 농경지에서 집단폐사한 가창오리 74마리 중 20여마리의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의과학 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고병원성인 H5N1 감염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에따라 전남도와 해남군은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논경지와 주변 지역에 대해 긴급 소독을 실시하고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10km이내를 관리지역으로 설정, 가금 사육농가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 등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관리지역 내에 있는 가금 사육 43농가에 대한 긴급 예찰을 실시한 결과 이상증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30일간 이동제한 후 임상검사 등을 거쳐 이동제한을 해제할 계획이다.
이 일대 반경 0~500m에는 가금농장이 없고 500m~3km에는 닭 1호 3만마리, 3~10km에는 닭 43호 81만7천마리 등이 사육되고 있다.
AI 검출지 인근 해남 고천암호에는 매년 12월부터 2월말까지 가창오리를 비롯해 황새, 먹황새, 고니 등 다양한 철새 50여만마리가 찾아오고 있으나 올해는 예년 같이 철새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AI가 주로 철새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남도와 해남군은 긴장하고 있다.
더욱이 구제역이 경북, 경기, 강원에 이어 인천까지 급속히 확산됨에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전남도는 AI까지 겹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제역 방역에 시간과 인력을 집중 투입했지만 해남 고천암호 뿐 아니라 순천만 등 전남지역 다른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대비도 손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까지 검출돼 안타깝다”면서 “현재는 일반농가로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가 전파를 막기 위해 농장을 매일 소독하고 농장을 출입하는 사람, 차량에 대한 철저한 차단방역은 물론 철새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축사 내 그물망 등을 설치토록 하는 한편 일반인들도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토록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염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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