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SKT 타워 지하 한 중식당에서 해외전지훈련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이 7월 열리는 상하이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1500m를 뛰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박태환은 31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1500m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달 초 박태환이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1500m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박태환은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호주 전지훈련에 가서 마이클 볼 코치님과 상의하고 결정하겠다”며 미련을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7일 한 시상식에서도 “아직 1500m 출전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던 박태환은 이후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500m에 나서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전담팀 관계자는 “볼 코치는 지난 해 팬퍼시픽대회부터 박태환을 1500m에 출전시키지 말자고 했다. 이번에도 200m, 400m에 집중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1500m를 포기하자고 했다. 박태환도 동의해 최종적으로 1500m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0m와 400m에만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유형 800m도 강자들이 버티고 있어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100m도 세계적인 선수들과는 수준 차이가 있어 나가지 않을 전망이다. 관계자는 “100m에 괜히 출전해서 사기를 떨어뜨릴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1500m에 미련을 보여왔던 박태환은 “역시 미련이 남는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과 워낙 기록 차이가 크다”며 “200m, 400m와 1500m 훈련을 함께 병행하는 것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400m에 필요한 지구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1500m 훈련은 계속 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대회에서는 200m, 400m에 집중할 것이다. 집중하면 200m와 400m는 세계기록까지 도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자신이 아직 세계적인 클래스의 선수가 아니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태환은 “아시아 기록은 가지고 있지만 세계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세계적인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어릴 적부터 공부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비디오도 많이 분석해 세계적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돌핀킥과 스타트, 턴을 자신의 약점으로 꼽은 박태환은 “체격적으로도 외국 선수들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나의 장점을 찾아 맞대응해야 한다. 볼 코치님은 이런 부분에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멘탈 부분에 있어서는 월드 클래스와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을 만큼 강하지 않느냐’는 말에 박태환은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밝은 성격이 된 것 같다. 원래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주변에서 내가 이렇게 만들어지도록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볼 코치님도 즐겁고 재미있게 훈련하도록 만들어주신다”며 웃어보였다.
박태환은 7월 열리는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내달 8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난다. 세계선수권대회 이전까지 세 차례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5월에는 미국에서 훈련하고 대회에도 참가한다.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를 넘어 2012런던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는 박태환은 “런던올림픽 금메달이 최종 목표다. 세계선수권은 런던으로 가는 길목이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우선은 순위보다는 목표한 기록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는 어떻게 보면 최첨단 수영복이 사라지고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적인 대회다. 그러나 나는 수영복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2008베이징올림픽 때도 혼자 반신 수영복을 입었었다”며 “그냥 해오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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