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대선 행보에 나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28일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협상이 타결되고 나면 가뜩이나 어려운 호남 경제는 더욱 황폐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날 조선대 특강에 앞서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지금처럼 간·쓸개 다 빼주는 한미FTA가 체결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호남농민들”이라며 “관세가 철폐되면 미국쌀 가격은 한국쌀의 22.5%, 냉동쇠고기는 27.9%에 불과해 전남축산물 피해액만 900억원에 달하고, 호남 농축산물 피해도 수천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협상 막바지에 갑자기 ‘쌀 개방’을 요구하는 것은 쇠고기개방 등을 따내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다”며 “쌀 생산량도 많고, 한우 생산량도 많은 호남지역 농민들에게는 한마디로 농사짓지 말란 얘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이어 “민주화의 중심에 섰던 호남이 나서 한미FTA를 막고, 농민도 서민도 잘살 수 있는 ‘살림살이 민주화’의 중심에 다시 서 달라”고 호소한 뒤 “쌀만 막으면 한미FTA를 체결해도 된다고 주장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주장은 여러 면에서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학 교육 문제와 관련, 노 의원은 “지난 26일 박근혜 전 대표가 ‘3불 정책 때문에 한국대학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 왜곡이자, 대학을 두둔해 표를 얻으려는 ‘나쁜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한국 중·고생들의 학업 능력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그들 중 상당수가 서울대에 입학함에도 불구하고 부끄럽게도 경쟁력은 북경대보다 떨어진다”며 “이는 대학들이 우수학생을 뽑는 데만 혈안이 됐을 뿐 우수 학생으로 키우는 데는 관심 갖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런 점에서 대학 경쟁력과 3불 정책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입학은 쉽고, 졸업은 어려운’ 대학 체계로 재편해야 한다”며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보다 얼마나 좋은 졸업논문을 썼는가가 그 학생의 인생을 좌우하도록 대학교육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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