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향한 ‘끝장 입장’과 맞물려 오는 주말까지는 심하게 출렁될 전망이다. 최종 타결은 미국 행정부의 신속협상권(TPA) 시한에 맞춰 늦어도 31일 오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
한미 양국이 서로 밀고 밀다 결렬의 배수진까지 친 채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는 동안 협상장 밖은 연일 FTA 반대시위와 농성으로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정치권까지 가세해 FTA 문제는 이제 3월 정국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심지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FTA 찬반 논쟁을 넘어 반(反)FTA 연대를 추진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FTA 저지를 위한 정치권의 단식 농성도 확산될 추세다.
차기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주자들도 이제는 ‘끝장 입장’을 표명해야 할 때가 왔다. 대선 예비주자들의 입장은 각론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총론 차원에서 확연하게 찬반 양쪽으로 갈려있다.
한나라당의 ‘빅 2’로 불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각각 쌀시장 개방 반대를 전제로 한미 양국 간 FTA 체결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도 “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피해분야 대책을 촉구하는 선에서 찬성입장을 보였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전 의장은 “플러스 협상이 돼야 수용 가능하다”며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혔다. 범여권의 일부 대선주자들은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FTA 타결을 다음 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생정치모임’ 소속인 천정배 의원은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아예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전 의장까지도 이번 협상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라면서 단식 대열에 가세했다. 초지일관 FTA 반대입장을 밝혀온 민노당의 문성현 대표는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20여일째 단식농성 중에 있다.
국민이 FTA 협상에 관한 대선주자들의 입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 문제가 금년 대선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한 데다 FTA가 타결될 경우, 차기 정부가 그 집행을 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은 대선 예비주자들이 FTA에 대해 분명하고 소신있는 입장을 견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표심과 반대 여론을 의식해 시류에 영합하는 비소신형 언동을 보일 게 아니라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비전 있는 지도자로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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