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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최종 목적지와 수요자는 학생” |
2011년03월01일(Tue) |
| 검사출신 김승태 전남육청 감사관 부임 100일…학생중심 감사 거듭 강조 |
“감사의 중심에는 늘 학생들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12월 전남교육청 개청 이래 첫 외부개방형 감사담당관에 선임된 김승태(39·사진) 감사관. ‘학생 중심 감사’는 부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그가 세운 첫 원칙이다.
공개경쟁을 통해 ‘30대 서기관’에 오른 그는 대구와 목포, 서울에서 검사로 5년, 변호사로 5년을 지낸 소위 ‘스펙있는 법조인’이다. 법조인에서 감사관으로 진로를 튼 이유를 그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법조인 외길’도 고민했지만 환경이 그를 흔들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친동생, 유치원 교사인 제수씨, 학교 영양사로 일하는 여동생, 교장으로 퇴임한 사촌형님 등 핏줄을 거역할 순 없었다.
교육과 감사,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수사검사 경험은 독(毒)보다는 약(藥)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예단하긴 이르지만 교육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학생 중심 원칙만 지킬 수 있다면 검사의 경험은 크든지 적든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중시하는 게 안팎으로의 소통. 교육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30여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탈권위적인 자세로 피감기관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주겠다는 게 그의 감사 철학이다.
부임 이후, 틈나는 대로 계급장(?)을 떼고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1대 1 대화의 시간을 가져온 것도 그 때문이다. “직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대화를 가질수록 거리감도, 직업적 괴리감도 눈녹 듯 사라지는 것 같다”는 것이 김 감사관의 말이다.
하루하루가 법으로 시작해 법으로 끝났을 법한 그지만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까지 1천400여 학교에 학생 30여만명, 교직원 2만4천명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될 수밖에 없는 감사업무는 그야말로 ‘또 다른 세상’이다.
그가 신경써야 할 법과 규정, 규칙만도 수십가지에 이른다. 지방공무원법과 감사원법, 사립학교법은 기본이고,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지방자치단체 행정감사 규정, 교원소청 규정,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 직무감찰 규칙까지 챙겨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새로운 분야라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는 그는, 고심 끝에 최근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법령·예규 모음집’이라는 일종의 감사매뉴얼을 펴내기도 했다.
경계선도 분명히 그었다. “왕따 등 학교 폭력 등에 대한 고발이나 익명의 투서도 있지만, 이는 장학 분야와 관련된 일이라고 봅니다. 감사는 뇌물과 같은 비리, 관행화된 부조리, 횡령 등에 중점을 두는 게 맞다고 봅니다”.
“감사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제보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밝힌 그는 “그래선지, 요즘 일거수일투족에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검사 때는 부장 밑에 평검사였지만, 이곳에서는 지휘관이자 부서장이어서 예전보다 몸가짐이나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고도의 청렴성과 근무 기강, 절제된 행동 등 자기 자신에 대한 조사와 감사가 우선돼야 비로소 학습권과 교권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교육의 최종 목적지와 수요자는 학생”이라고 거듭 밝힌 그는 “비록 악역이긴 하지만, 임기가 끝나는 그 순간,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고, 크든 적든 그 성과물이 학생들에게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철호 기자>[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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