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가 대대적인 개헌 홍보에 나서자 이런 ‘정권 홍보처’는 폐지해야 한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금 개헌은 국민 관심사가 아니다. 대통령과 그 측근들만 안달하는 문제다. 국민 입장에선 바로 이럴 때에 없어져도 될 정부부처가 눈에 보이게 된다. 존재 이유가 불투명하고 세금을 낭비하는 부처일수록 정도 이상으로 대통령을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서게 돼 있기 때문이다.
국정홍보처가 정말 꼭 필요한 부처인지는 1998년 탄생 때부터 논란이 있었다. 중앙인사위원장으로서 국정홍보처를 지켜봐 왔던 김광웅 서울대 교수는 “국정홍보처는 폐지해야 할 부처 중 하나”라고 잘라 말했다.
국정홍보처는 존립 근거를 의심받던 차에 홍보와 언론에 유달리 민감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 국정홍보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박정희는 자동차, 노무현은 비행기, “핵심을 꿰뚫는 기백과 뛰어난 정책적 상상력” 등 대통령 찬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비판과 감시를 받아야 할 정부가 거꾸로 남을 비판하고 감시하겠다고 나섰을 때도 국정홍보처가 전위부대를 맡았다. 그러면서 한 일이 대통령이 책임질 일을 장관 했던 사람에게까지 떠넘기고,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겐 욕설 같은 비난을 퍼붓는 것이었다.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국정이란 이름으로 밀어붙이니 수행하는 공무원도 피곤하고 이를 접하는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번의 개헌 발의는 대통령의 이름으로 하지만 국정으로 불리기보다 정권의 정책으로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을 동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더구나 정권의 정책을 위해 국민의 세금을 마구 낭비하고 있으니 더욱 문제다.
정부는 개헌 홍보를 위해 우격다짐으로 정부 시스템을 동원할 게 아니라 이제라도 개헌 발의를 깨끗이 포기하라.
어차피 안 될 일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싫다’는 국민 뒤를 쫓아다니며 짜증나게 하는 ‘스토커 정부’가 또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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