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농업 피해액 연간 최대 3천370억원 추정…쇠고기 300억여원
전남도, 법적장치 마련토록 중앙정부에 요구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로 전남지역 농축산업에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와 섬유 등 제조업 분야의 이익분을 농축산업에 대폭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결과를 근거로 추정한 전남지역 농업 피해액은 단기적으로 연간 최소 1천781억원에서 최대 3천370억원, 장기적으로 최소 1천413억원에서 최대 2천965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되는 쇠고기 분야는 연간 피해액이 300억여원을 넘어서는 등 영세한 전남지역의 농축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남지역은 지역총인구 대비 농가인구비율이 24.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농업소득은 전국 최하위권이어서 한미 FTA에 따른 농업피해는 전국에서도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결과 자동차, 섬유, 조선 등 제조업분야 생산액은 단기적으로 3조3천억원, 장기적으로 18조7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분야를 희생 삼아 실질적인 이득을 얻게 되는 제조업 분야의 이익분을 대거 농업회생에 투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남도가 교수, 품목별 생산자단체 대표, 공무원 등으로 구성해 가동하고 있는 ‘한-미 FTA대책반’은 FTA로 이익을 보는 산업에서 재원을 확보해 농업부분에 투자토록 하는 법적장치를 마련토록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가칭 ‘농가소득안정특별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에는 제조업분야의 이득금으로 농업부문 직접지불금이나 폐업자금 등 농업소득을 실질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담도록 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협정은 농민과 농업, 농촌의 희생을 담보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제조업 분야의 이득금은 당연히 농업과 농촌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통상마찰 때마다 논의돼 왔던 이 방안은 실제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2002년 중국산 마늘시장 개방 당시 휴대폰 등 제조업분야의 이득금을 마늘 재배농민들에게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효과는 없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한·미 FTA가 농업피해를 발판으로 타결된 만큼 자동차와 섬유 등 수혜 업계가 이익금의 일부를 농업피해 구제를 위해 내놓아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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