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게 새해를 맞자! 스나이퍼냐, 산소탱크냐?’
설기현(27)과 박지성(26)의 맞대결이다.
빅매치가 많은 12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지만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코리안 더비’처럼 기대되는 것이 없다.
오는 30일 자정(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 스타디움서 레딩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격돌한다.
숨가쁜 12월 일정의 마지막 날, 레딩은 UEFA컵 출전권 획득 여부를 타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맨유는 확실한 선두 굳히기 찬스로 팽팽한 접전을 벌일 예정이다.
각각 발톱 및 발목인대 부상에서 회복된 설기현과 박지성은 이날 ‘코리안 더비’를 벌인다. 이들은 지난 주말(16~17일) 경기에 나란히 출장해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조절했다.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설기현은 후반 35분 교체될 때까지 7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첫 골을 유도했고, 박지성은 7분간 뛰며 터치라인을 부지런히 오갔다.
양 팀 모두 패배했다. 레딩은 블랙번 로버스에 1-2로 역전패했고, 맨유는 한 수 아래 웨스트햄에 0-1로 졌다.
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입고, 통증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한 설기현은 스티브 코펠 감독의 믿음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소득이 있었고, 팀이 뒤지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투입된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이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 지를 다시 확인했다.
현지 언론들도 설기현과 박지성의 출전에 조금은 놀란 분위기다. ‘데일리 미러’ ‘데일리 메일’ ‘더 타임스’ 등은 설기현의 측면 움직임에서 선제골이 터졌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박지성의 투입에 대해서는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는 짧은 평가로 모든 것을 함축했다.
앞서 이들 신문들은 박지성의 복귀는 퍼거슨 감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팬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또 있다. ‘필드의 여우’ 스티브 코펠 감독이 데이브 킷슨의 복귀를 앞두고 설기현의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른쪽 미드필더로 다시 투입할 수도 있다는 점.
만약 이 경우 라이언 긱스와 왼쪽 윙어로 뛰게 될 박지성은 계속 볼다툼을 벌이게 된다.
토튼햄 핫스퍼의 이영표(29)가 설기현, 박지성과 수비수와 공격수로 대결을 벌인 적은 있으나 미드필더 대결은 처음이다. 무척이나 기대되는 한판이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최종 승부. 올드 트래포드를 후끈 달구게 되는 ‘코리안 더비’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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