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지저귀는 것을 서양에서는 노래한다 하고 동양에서는 운다 하며 조류학자들은 새들이 지저귀는 것은 소리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라 한다.
봄이 되면 새들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세끼를 까는데 ‘뻐꾹, 뻐꾹’ 하며 찾아온 뻐꾸기와 ‘때 때 때’ 하며 찾아온 때까치가 찾아오는 것은 반가운 손님이다. 뻐꾸기의 산란 시기는 5~8월이며 알은 낳아 품은 지 10~12일 만에 부화하고, 부화한 새끼는 1~2일 사이에 같은 둥지 속에 있는 가짜 어미 새의 알을 밀어 떨어뜨린다. 때까치는 알을 낳아 품은 지 17일~20일 만에 부화하는데 뻐꾸기는 알을 낳아 품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1개씩 곁에 낳아 먼저 부화하여 대리모가 새끼를 기르도록 하는 얌체 새이다.
뻐꾸기는 다른 작은 새(때까치·멧새·종달새·노랑할미새·알락할미새·개개비 등)의 둥지에 알을 맡기기 때문에 번식기에는 가짜 어미 새가 될 작은 새의 지저귐과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뻐꾸기 암컷은 가짜 어미 새의 둥지에서 알 한 개를 부리로 밀어 떨어뜨리고 둥지 가장자리에 자기 알을 낳는다. 하나의 둥지에 한 개의 알을 맡기는 것이 보통이다.
어렸을 때 내가 살던 시골집 마당 가엔 무성히 자란 큰 돌배나무가 있었고 돌배나무에는 해마다 봄이면 때까치가 날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쳐서 나갔는데 때까치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으면 그 둥지에 뻐꾸기가 날아와 알을 낳았으며 때까치가 알을 품고 있으면 뻐꾸기 알이 먼저 깨어나 뻐꾸기 새끼가 둥지에서 때까치 알을 밀어내 둥지 밑에 떨어뜨려 둥지에서 떨어져 깨진 때까치 알을 발견했다.
둥지에서 일찍 깨어난 뻐꾸기 새끼는 때까치보다 큰 뻐꾸기 새끼인데 때까치의 암컷과 수컷은 그것도 모르고 먹이를 물어다 뻐꾸기 새끼를 열심히 길었는데, 어느 날 뻐꾸기 새끼가 다 자라 날아가면 빈 둥지만 남는다. 또, 때까치는 다시 알을 낳아 품고 뻐꾸기 아닌 때까치 새끼를 까서 먹이를 먹여 기르는 것을 보았다. 뻐꾸기는 자기가 낳은 알을 품어 새끼를 까고 먹이를 먹여 기르는 것이 아니라 대리모인 때까치 둥지에 몰래 알을 낳으면 그것도 모르는 때까치는 뻐꾸기 알을 품고 새끼가 깨어나면 자기 새끼인 것으로 착각하고 먹여 가르고 다자라면 뻐꾸기 새끼는 대리모인 때까치를 떠나버리는 얌체 조류이다.
뻐꾸기 새끼가 어미가 되어 산란기가 되면 자라난 경험을 되살려 어미 뻐꾸기가 했던 방법으로 새끼를 친다 한다. 자기 새끼를 자기가 기르지 않고 선량한 때까치를 이용하며 이로 말미암아 손해를 보는 때까치는 우리 인생의 삶에 교훈을 준다.
뻐꾸기처럼 얌체 짓을 해도 안 되며, 때까치처럼 바보처럼 당하고만 사는 것도 안 된다. 우리가 사는 국가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여러 면에서 인간 뻐꾸기를 살펴본다. 정치면에서는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얌체 정상배가 대표적이며 이로 말미암아 때까치처럼 속고 따르는 것은 선량한 국민이다. 경제면에서는 피나는 노력과 연구로 개발해 놓은 신제품을 살짝 도용해서 자기가 개발한 것으로 만들어 손해를 보게 하는 경제 뻐꾸기며 이에 속고 열심히 일하면서 손해를 보는 선량한 기업종사원들이다.
사회면에서 뻐꾸기는 평소에 가만있다가 평가를 받아 승진과 전보 때만 되면 얌체 뻐꾸기가 되어 열심히 일하고 선량하게 기다리는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는 뻐꾸기다. 문화면에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 작품을 만들 생각은 않고 남이 창의력을 발휘해 만든 작품에 유사하게 변용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선량한 예술가에게 손해를 끼치는 얌체 예술인들이다.
부모에 효도하는 것은 인간의 근본인데 부모에 효도는 안 한 자식이 부모의 유산분배에서는 가장 많아 차지하려는 얌체 인간 뻐꾸기다. 인간관계에서 뻐꾸기는 사랑하는 두 사람의 사이에 갑자기 끼어들어 상대를 울리고 손해를 보게 하는 얌체 뻐꾸기다.
우리가 사는 국가사회에는 배척해야 하는 얌체 인간 뻐꾸기가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인간 뻐꾸기와 공존하면서 사는데, 동물사회에서는 적자생존의 생존경쟁으로 진화하여 때까치가 뻐꾸기 알을 구별하려고 색깔 있는 알을 낳아 뻐꾸기 알을 미리 제거하는 경지에 이르렀고 얌체 뻐꾸기도 안 질세라 색깔 있는 알을 날아 속임수를 쓴다는데 우리 사회에서 앞서 가는 때까치가 되어 얌체 뻐꾸기가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시간이 되면 ‘뻐꾹, 뻐꾹’하고 시간을 알리는 뻐꾸기시계의 소리도 뻐꾸기가 얌체 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듣기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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