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秋夕)이다. 태풍의 심술에도 불구하고 가을 들녘은 황금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래도 햅쌀과 햇과일로 조상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낼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 7~8일 후 면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정성을 담은 선물을 주고받는 이가 많아지면서 배달이나 유통업계는 밤샘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바쁜 와중에서도 기쁜 일이다. 마음이 풍요롭고 인심이 넉넉해지는 한가위. 아무리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도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보낼 수 있어 좋다. 미리 미리 조상님 산소도 단장해 드리고 성묘도 하면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가족과 친지간에 소담스런 정을 나눌 수 있으니 더더욱 즐거운 날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최대 명절인 한가위는 고대사회에서부터 있었던 만월의 명절로 달의 고마움에 감사하고 달을 위했으며 떡을 해도 달떡을 했다. 달을 의식하는데 있어 중국에서는 보름달을 상징하는 만월형의 월병을 만들었으나 우리는 송편이라 해서 반월형의 떡을 만들었다.
이는 달을 숭상하여 달에게 소원을 비는 민간신앙을 가지면서 반월이 일일 성하므로 발전의 상징으로 본데서 온 것이다. 또한 한가위에는 분산되어 사는 혈연들이 집결해서 협동하고 화목하며 같은 조상의 제의에 참여하는 기쁨이다. 효란 인간원래의 일이지만 명절을 맞이해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경건하게 절하므로 은혜를 생각하고 보답하려는 노력을 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귀성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외지에 나가 있어 고향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은 사람들은 전화로라도 서로에게 안부를 물어주고, 덕담을 나누어 준다면 명절이 어쩌면 힘들고 스트레스만 받게 하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관계를 회복시켜주는 소중한 날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오히려 쌓아두었던 서운함이나 불만을 터뜨려서 즐거워야 할 명절이 갈등으로 끝나기도 한다. 함께 한다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이번 명절은 그야말로 좋은 생각만으로 의미 있는 만남이 되었으면 한다. 남을 돕고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은 가진 자 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돈 없이도 7가지의 보시를 할 수 있다는 무재칠시(無財七施)의 가르침만 알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는 추석에 차례 준비로 수고한 맏동서나 윤회봉사 당번에게 위로의 말과 감사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면 조상님의 음덕(蔭德)이 집안을 더욱 번성하게 해 줄 것이다.
우리는 물질을 많이 가지지 않아도 상대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선한 심성을 안고 있다. 풍성한 한가위, 마음의 문을 더욱 열고 따뜻한 마음으로 좋은 덕담을 많이 주고받는 명절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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