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여직원들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3개월 출산휴가 이후 별도 신청없이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제도를 도입해 17일부터 모든 계열사에서 시행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는 만시지탄이 없지 않으나 참 잘한 일이라고 본다. 그것은 지금까지는 여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려면 회사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정반대로 육아휴직 기간에 업무에 복귀하려면 회사 승인을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이다.
정규직만 아니라, 시간제·비정규직 등 2만5천여 여직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대기업 가운데 육아휴직을 자동 보장하는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법적으로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각각 1년씩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여성 근로자들이 출산휴가 후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비율은 60% 선에 머물고, 육아휴직 사용 기간도 평균 9개월 정도다. 육아휴직을 다 쓰면 보직 변경과 승진 탈락 등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퇴직 압력까지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 여성들은 자녀 교육비 부담도 걱정인 데다 직장 상사·동료 눈치까지 보느라 임신·출산을 기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기업들이 여직원 육아휴직을 보장해 주면 국가 현안인 저출산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한킴벌리는 휴직을 하더라도 임금·승진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보장한 결과 여직원의 육아휴직 이용률이 2006년 4.8%에서 작년 91.9%로 뛰어 올랐고, 여직원 출산율도 1.12명에서 1.8명으로 높아졌다.
육아휴직 중이던 여직원을 차별하지 않고 승진시킨 광주은행 직원들의 출산율도 1.85명으로 전국 평균 1.24명보다 훨씬 높다. 다른 대기업들도 여직원들이 출산·육아로 경력 관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고 육아휴직 후 업무 복귀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마련해 줘야 한다.
정부는 회사가 공동 부담해서라도 육아휴직 기간 중의 급여를 단계적으로 올려주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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