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9월 26일 북한 어선의 최근 잇따른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과 관련해 북한에 대해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는 ‘기획 도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심상치 않다. 그것은 정부가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최근 북한 어선의 잇따른 NLL 침범 ‘기획 도발’이라 규정하고, 도발시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북풍을 조정해 대선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 어선 한 척이 9월 25일 밤 NLL을 침범하는 등 지난 11일 이후 총 여덟 차례나 침범한 것을 기획 도발의 징후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9월 26일 “북한 어선 한 척이 25일 밤 9시39분쯤 연평도 동방 NLL을 700여m 월선했다가 해군 고속정이 긴급 출동해 경고통신을 하자 곧바로 퇴각했다”며 “어선이 밤에 NLL을 침범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분별없는 위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안의 성격과 우리 측의 최소대응에 대해 필요 이상의 민감한 반응을 보인것도 사실이다.
모종의 목적을 위해 명분을 쌓아 가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 수시로 해안포를 열거나 어선 배후에 군 함정이 출현한 것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북한은 유엔군사령관이 1953년 NLL을 선포한 지 20년이 지난 1973년 NLL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했고, 1999년에는 서해 5도를 모두 자기네 해역에 포함한 ‘서해상 군사분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북은 2010년 연평도를 포격해 우리 군과 민을 살상한 후 우리 군이 먼저 사격 훈련을 했기 때문이라고 그 책임을 떠넘기며 “새로운 해상 분계선이 설정될 때까지 평화 수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이 NLL을 들락거리는 어선을 미끼로 삼아 대남도발을 감행할 것에 대비해 주변 해역에 해군 함정을 증강 배치하고 공군 F-15K 전투기 등 합동전력도 대기시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압도적인 전력과 의지를 과시해 북한이 도발을 아예 생각지도 못하게 하겠지만, 설령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다시는 도발 의지를 갖지 못하도록 충분히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도 당장 남북관계의 변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해 일관되게 대북화해·협력 정책의 추진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남측의 진의 확인과 대화 재개까지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지금 남북 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신의 골이 깊고 천안함 사건 등과 같은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정세에 맞게 남북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라고 본다.
우리는 분단 67년 만에 또 한 번의 남북관계 일대 전환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수수방관만하고 있을 수 없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남북관계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동북아의 안보 협력을 위해서도 남북관계가 평화와 협력을 위해서도 남북관계가 평화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 주변 국가와의 관계에서 상호 균등하게 이익을 주고 받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과거보다 훨씬 빈번하게 NLL을 침범하고 있는 것은 서해에서 무력 충돌을 불러와 대북 정책을 둘러싼 국론을 분열시키고 NLL 문제를 중요쟁점으로 떠오르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발 시에는 단호하고도 효과적인 응징으로 북한의 의도를 무력화시키는 것 밖에 없다. 정부와 군에게 배전의 경각심과 확고한 대비태세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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