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100만kw급 국내 원전 2기가 잇따라 고장이 나 발전이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부산시 기장군의 신 고리원전 1호기가 2일 오전 8시10분께 원자로의 출력을 조절하는 제어봉 제어계통 고장으로 멈추었다. 또 2시간30여분 후에는 전남 영광 5호기도 증기발생기에 물을 대는 급수펌프 고장으로 정지됐다.
이 두 원전은 안정 상태이고, 방사능 누출 우려가 없으며, 여름 전력 성수기가 지나 전력 수급에도 문제없다고 한다.
하지만 금년 들어 벌써 8건에 이른 원전고장이 하루 사이에 2건을 보탤 정도로 빈발하는 현상은 원자력 안전에 대한 믿음을 거듭 붕괴시켰다.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 직후에 빚어진 고장이라는 점에서 ‘인적 요소’에 의한 고장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빗발치는 비난에 시달리고도 원전관리 태세에 만전을 기하지 못한 한수원의 책임이 무겁다고 본다.
우선은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단순한 부품 고장에 덧붙여 업무관계자들이 고도의 주의를 다하지 못했다면 엄히 문책해 마땅할 것이다.
이번 고장은 2002년과 2011년 각각 상업운전에 들어간 새 원전에서 일어난 고장이란 점에서 여느 때보다 주의를 기울일 만하다.
영광 5호기는 부품 조립용 드라이버가 냉각계통 내부에서 합선을 일으키는 등 잦은 고장에 시달렸는데도 아직 이모양이다. 더욱이 2011년 가공된 신고리 1호기는 개선형 한국표준형 원전(OPR 1000)이 적용된 첫 원전이다.
경제성은 물론 안전성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선전됐고, 앞으로 원전 수출의 기둥이 될 1천400만kw급 신형경수로(APR 1400)의 기술적 토대이기도 하다. 그런 원전에서 그것도 핵심인 제어계통이 고장을 일으킨 것은 그동안 독자적 원전기술 개발이 가져다 준 자긍심에도 적잖은 상처를 안긴 셈이다. 고장이 잦다 보면 사고 확률이 커지고 거듭된 고장을 완벽한 관리태세 정비의 계기로 삼지 못한다면 ‘원자력 안전’은 헛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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