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정책비전을 발표했다.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사 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기존 틀에 얽힌 구시대 정치보다 이제 무엇인가 새롭고 변화된 정치를 원하고 갈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물 나는 기존 정치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현역 정치인들 역시 동감하는 일이지만 개인이나 정치적인 밥상의 여건상 실천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한다.
그러기에 이제는 그동안에 정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연결고리를 끊고 새 물로 갈아보자는 것이 정치판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이다.
그런 이유들 중 한 가지가 바로 정치적 경험으로 찌든 인물보다는 새로운 인물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은 정치경험을 중요시 하는 반면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신뢰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기에 일어나는 반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안 후보의 정책비전 발표에 가장 크게 기대했던 것은 많은 변화와 정치적인 비전보다 우선 정권교체를 위한 묘안을 어떻게 제시할까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여야는 일제히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정책 지향점을 제시한데 대해 모두 한결같이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적 견해를 나타냈다. 새누리당은 “아마추어다”라고 직격탄을 날리는가 하면 민주통합당 역시 안 후보의 정책비전이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 측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의 정치선언은 아직은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차원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 입법계획 등으로 구체화되고 현실화될 필요가 있겠다”며 “구체화된 안이 제출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정책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안 후보를 향해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야 반응을 예상한 듯 앞서 안 후보 측은 내달 중순께 확정된 공약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문 후보 측 속내는 안 후보의 정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일화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반면 새누리당 박 후보 측에서는 정책발표에 앞서 중도에 포기 없이 끝까지 질주 할 것인지부터 먼저 밝혀야 한다고 압박을 주고 있다.
여당에서는 단일화로 인해 양자 구도로 싸우는 것보다 3인방의 나눠 먹기식 싸움이 훨씬 부드럽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야당은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기필코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여당에서는 집권 연장을 위해 단일화에 반발하는 추세다.
정치적 윤리나 사회적인 도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단일화라는 것은 엄연히 비겁한 행위며 편법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승승장구 이어간다면 문제는 다르겠지만 어떤 방법이든 중도 단일화로 손을 들어 주고 물러서지 않나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 후보는 정책발표에서도 단일화에 대해 유권자나 상대 후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후보 단일화의 조건을 구체화하며 문 후보를 향해 힌트를 제시했다고는 하나 문 후보 측은 더 구체적인 단일화 조건을 요구하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단일화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캠프 안팎에서는 안 후보 측의 단일화 구상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까지 했으나
안 부보는 각종 검증 공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흙탕물 끼얹어도 끝까지 싸우겠다.”며 “저는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단일화 이전 부정과 불의, 부패한 낡은 체제와 싸우겠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야권의 단일화로 양자 대결 구도가 아니라면 승부 없는 힘든 싸움의 확률이 커 정권교체의 뜻을 함께 한다면 야권의 단일화가 관건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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