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각급 학교에서 예체능 교육을 소홀히 다뤄왔다. 가장 큰 요인은 못 믿을 학교 평가에 성적순으로 학교 줄을 세우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회적인 간접 평가도 한 몫을 가세했다고 본다. 어느 학교가 명문대학을 많이 입학 시켰는지에 순서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백년대계’의 교육을 미처 10년도 내다보지 못한데서 오는 정치적인 낭패다.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이 있어야 한다. 국력은 체력이라고 했다. 체력을 단련하고 튼튼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길러내는 장인 운동장을 축소하고 많은 예산을 들여 실내 체육관 등 다목적 교실로 전환하는 것부터가 모순이다. 그보다 보니 최고의 체력을 유지해야할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1일 학교 수업 시간표에 예체능 수업은 제외 한다. 입시위주 수업으로 전력을 쏟으면서 체육수업 대신 국·영·수를 보강하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학교에서 0교시 등 야간자율학습까지 수업을 받으려면 체력 유지는 물론 정신적인 건강이 필요함에도 별을 며 등교 하고 달이 떠야 하교 하는 추세다. 그 긴 하루 중 체력을 단련할 시간을 단 한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학교교육의 문제다.
학교에서 건강보다 오직 명문 대학 입학을 목적으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개선해야 한다. 여기에 학부모까지 합세해 남는 여과시간은 여지없이 사설 학원으로 내쫓는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물질 만능주의 시대를 맞으면서 잘 먹고 움직이는 량이 줄어들어 초등학생부터 비만과 성인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 역시 하루 생활에 운동량이 얼마나 되는지 한 번쯤은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 일상이 승용차에 엘리베이터 등 앉아서 하는 생활의 연속이다. 어린이는 뛰어 노는 것보다는 컴퓨터 등 게임을 우선한다.
이를 절제하고 허약 체질을 보강해 주는 장소가 바로 학교 체육 수업이다. 학교가 주당 주어진 수업까지 축소시키는 것도 모자라 일반 교과목 교사가 체육 수업을 담당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중학교에 정식 체육 수업을 학교폭력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체육수업을 기존 시수에서 주당 1시간을 늘리기로 해놓고 적절한 대책도 없이 시행하고 있어 부작용이 일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일선 중학교의 학교스포츠클럽을 대부분 일반 교과목 교사가 맡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국회 교과위 소속 이용섭 의원이 배포한 국감자료에서 교과부가 올해 2학기부터 주당 2~3 시간이던 중학교 체육수업을 4시간으로 늘리고 1개 이상 학교스포츠클럽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체육 수업시간 수만 획일적으로 늘리면서 운동장이나 체육관 등 수업공간은 물론 수업을 담당할 교사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각 중학교들이 늘어난 체육 수업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담당자 3만366명 가운데 체육교사는 3천638명으로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스포츠 강사(15%)와 일반 교과목 교사(73.2%)가 담당했다. 이 중 광주지역 중학교의 경우 전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담당자 949명 중 체육교사는 106명(11.2%)에 그쳤으며, 일반교과목 교사가 594명(62.6%), 스포츠 강사가 249명(26.2%)에 달했다.
전남지역의 경우에도 전체 담당자 980명 중 체육교사는 225명(23.0%), 일반교과목 교사 631명(64.4%), 스포츠 강사 145명(14.8%) 등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전문성 있는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일반 교사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교육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듯 교과부가 일선 학교의 시설과 인력 등 예산 부족으로 학교현장의 실정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 하달로 초래된 비교육적인 행위가 난발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체육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체육 수업을 중요시 여겨 교과부는 체육 성적 등 기록을 대학 입학사정관 면접에서도 반영하는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는 것도 장기적인 교육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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