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가 심하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30개 부처 산하 286개 공공기관장 중 내부 출신인사는 17.5%(5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체의 81.5%(233명)가 외부 출신이며, 이들 중 35%(82명)가 상급부처의 퇴직 공무원이다.
퇴직 공무원과 내부 출신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장들도 의료·과학·연구기관 등 일부 전문분야 외에는 대부분이 권력 주변 인사들끼리 나눠 먹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부처 산하 공공기관은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준정부기관 및 공기업 등을 포괄한다. 따라서 유관 부처에서 경륜을 쌓은 퇴직 공무원이나 자질을 갖춘 인사가 기관장이 되는 걸 굳이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가 있다. 산업은행 등 14개 금융공기업을 보면 역대 최고경영자(CEO) 196명 가운데 내부 출신은 3%이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포함하는 경제관료 출신이 53%를 차지했다. 이러니 좋지 않은 여론이 들끓는 것이다.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의 폐해 중 가장 심각한 게 자리를 챙겨 준데 대한 반대급부로 해당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을 묵인하는 ‘공생적 모럴해저드’다.
작년 말 국내 공공기관의 금융성 부채는 315조원으로 2007년 말 170조원 보다 85%나 급증한 것이다. 부채 이자만으로 13조원을 지불했다.
이런 와중에도 금융공기업 CEO들은 연간 성과급만 3억원 이상을 받았다고 한다. 공공기관장들의 연봉 인상률은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0%를 넘었다.
정부는 일은 느슨하고 급여는 후한 직장이 공기업이란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오죽하면 ‘신의 직장’이라 했을까. 십분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당국은 하루 속히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방지법’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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