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3차 발사가 연료주입 연결부위 이상으로 전격 연기된 가운데 재발사 시점은 예비 발사일 마지막 날인 31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6일 국내는 물론 세계인이 지켜본 가운데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까지 감돌았다. 우주센터에서는 모든 발사 준비 등 리허설까지 완료, 당일 오전 10시 1분께 헬륨가스를 충전하던 중 1단과 발사대 연결 부위가 새는 것이 발견돼 전격 연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켜보는 관광객은 물론 온 국민이 실망과 허탈감에 빠졌다. 이는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이 컸다는 의미다.
현재로선 발사 연기 발생 문제가 경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지만 한·러 비행시험위원회, 나로호 3차 발사관리위원회 등을 소집해 발사일정을 잡아야한다는 점에서 당초 알려진 최소 3일 뒤 발사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재발사 결정이 날 경우에도 이번처럼 또 발사 연기 사유가 발생하거나 아예 31일까지도 발사일정을 잡지 못할 경우 발사는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이와 관련 한·러 기술진과 교과부는 발사 성공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엄격한 점검과 이상 현상에 대한 개선·보완 조치를 진행한 후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하나 발사를 서두른 일보다는 철저한 점검과 완벽한 기술로 성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현실적으로도 예비발사일 31일 넘기면 다시 국제기구와 협의해 예비 발사 일을 정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의지대로 쉽게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제3차 발사일정의 경우도 45일 전인 지난달 11일 교과부가 나로호 3차 발사 관리위원회를 열어 국제기구(국제민간항공기구 및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한 것이다.
우리는 큰 꿈과 희망에 부풀어 지난 2009년과 2010년 1·2차 발사 때도 소프트웨어 오류와 소방설비 문제 등으로 발사 날짜를 연기하는 사례가 있었다. 선진국들의 첫 번째 위성 발사 시도 성공률 역시 27.2%에 불과하고, 11개국 중 3개국이 첫 번째 시도에서 성공한 기록이 있다.
이는 지난 1957년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와 1965년 프랑스의 ‘디아망’, 1988년 이스라엘의’샤비트’ 등 단 세 차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분석한 ‘1957년~2003년 처녀비행 비행실패 원인’에 따르면 추진 시스템 오류(56%)가 가장 많았다고 분석했다.
첫 실패는 우주기술의 초강대국인 미국이 였다. 구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자 불과 두 달 뒤 위성발사체 ‘뱅가드’를 쏘아 올렸지만 결과는 무참한 실패였다. 발사한지 불과 2초 후 폭발하고 말았다.
원인은 탱크 및 인젝터의 낮은 압력 때문에 연소실의 고온 가스가 인젝터를 통해 연료시스템으로 새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뱅가드는 1955년 개발 시작부터 1959년 마지막 발사까지 총 12번의 시험에서 8번의 실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영국의 1단 엔진, 프랑스의 2단 엔진, 독일의 3단 엔진 사용했던 ‘유로파’(1968년) 역시 실패의 역사 가운데 하나다. 지난 1961년부터 1971년 영국의 참가중단으로 종료될 때까지 부분적인 발사 시험을 포함, 11번의 발사 중 7번의 실패를 기록했다. 지난 1969년 11월 중국이 쏘아 올렸던 ‘CZ-1’ 역시 발사 69초 후 2단에서 실패했고, 일본도 수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지금까지 발사 실패의 최고의 스릴 있는 기록은 인도 최초의 우주발사체 ‘SLV’ 가 1979년 첫 발사 시험에서 2단 자세 제어 실패를 경험했다. 이후 ‘GSLV’도 2001년 엑체엔진의 오작동을 자동제어시스템에서 감지해 발사 1초전 발사가 중단됐고, 2007년에는 발사 카운트다운을 진행하다 이륙 15초 전 갑자기 발사를 정지한 기록들이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다. 실패와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탄탄한 기술을 뿌리 내려 성공할 수 있다면 전화위복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진행 단계에서는 고장 원인을 놓고 책임 전가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기술을 완벽하게 보완해 두 번의 실패가 없도록 재발사에는 역사의 나로호가 될 수 있도록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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