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4월5일)이 법정 휴일에서 제외된데다 적합한 기후에 맞춰 식목 행사를 앞당겨 갖는 지방 자치단체들이 늘어나면서 ‘온 국민이 나무를 심는 날’이라는 식목일의 전통적 의미가 퇴색해졌다는 소식이다. 충격적이다.
이것은 나무의 소중함을 잊은 결과라 하겠다. 이유는 식수(植樹)를 통해 산을 푸르게 가꾸자는 취지의 식목일 명맥이 이어지고 있지만 예전처럼 각 기관·단체 등의 나무심기 행사가 방방곡곡에서 동시에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난달 16일 시청 직원 400여명이 광주 서구 서창 영산강 둔치에서 벚꽃나무 130그루, 단풍나무 130그루, 철쭉 2000그루를 심는 식목행사를 가진데 이어 일선 구청과 시 산하 사업소별로 3월 중순경 나무심기 행사를 완료했다.
반면 광주 도심에 비해 최고 10도 가량 기온이 낮은 무등산에서는 5일 무등산관리사무소 직원 30여명과 상가 주민 50여명이 무등산장 진입로와 생태복원지 일대에서 구상나무 8그루, 굴거리나무 50그루, 철쭉 200그루를 식재했다.
이에 따라 식목일인 5일에는 일반 기관이나 사회단체가 주최한 식목행사도 눈에 띄지 않아 시민들은 이 날이 식목일인지 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무 심는 시대에서 심은 나무를 관리해야 하는 시대로 변했다. 따라서 우리는 소나무재선충병, 솔잎혹파리, 참나무시들음병 등 병든 산림을 치유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나무의 천성(天性)이 잘 발휘되게 하는 나무 심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그 법은 ‘종수곽탁타전’을 강독하면 알 수 있다. 곽탁타는 이렇게 말했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퍼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 주기를 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 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반드시 국민의 기대와 산주(山主)의 바람을 융화시켜야 한다. 당연히 갈등을 푸는 지혜가 필요하다. 곽탁타의 나무 심는 법을 따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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