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이 어제 마무리 됐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등 12년 동안의 성과가 이날 하루에 결정될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한 날이었다. 단 하루라는 특성상 잔인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행 교육제도가 그런 만큼 수험생은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어떤 일이든 결과는 중요하다. 하지만 결과가 있기까지의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거기에 최선을 다했다면 이유 여하를 떠나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물론 원하는 만큼이나 그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면 말이 필요 없는 일이다. 수 능이 수험생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때까지만 가장 중요했던 시험’이라는 것에 많은 선배 수험생이 공감할 것이다.
물론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 진학이 걸려 있는 만큼 1차 관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2차, 3차, 4차 등 무수한 관문을 생각하면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입사 시험을 비롯한 승진, 결혼 등 인생의 관문을 하나씩 거칠 때마다 앞선 관문은 차라리 쉬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대학생에게 취업이 지상과제가 된지 이미 오래다. 대학 졸업자 중 미취업자 수가 해마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만큼 취업자의 대열에 들려면 수능 준비보다 더 철저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른바 ‘스펙 쌓기’도 취업에 한 발 더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 낳은 단어 중 하나다. 수능 준비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수험생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대학 선택에 대한 고민이다. 많은 수험생이 오로지 수능 대비에만 집중하다 보다 정작 ‘가고 싶은 학과’ 선택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정작 좋은 성적을 받아들고서 어떤 과를 가야할지 망설여진다면 불행한 일이다.
꼭 진학하고 싶은 과가 있는데도 성적이 따르지 않아 포기하는 수험생보다 어쩌면 더한 지도 모른다. 진부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수험생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학과 선택의 기준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다음은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대학을 진학한다면 자칫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대학에 입학했다가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이른바 ‘반수생’이 많은 것은 확신 없이 진학한 결과에 다름 아니다. 경쟁에 패한 자의 말은 단지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가? 무한 경쟁의 그늘은 더욱 짙어만 가는 것 같다. 이제 막 첫 관문을 통과하는 수험생의 노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결과를 손에 쥐기 위해서는 또다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능이 끝난 9일부터 새로운 시작임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