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전진기지인 고흥나로우주센터 부지가 대폭 확장될 전망이다. 고무적 현상이다. 그것은 전남도가 지난 4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최근 나로우주센터 부지 25만6천㎡에 대해 산지 전용허가를 신청해와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만강의 사의를 표한다.
나로우주센터는 현재 19만8천㎡로 신규 허가가 날 경우 부지가 1.5배 가 량 증가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 부지에 내년부터 5천억원을 투입해 75t급 엔진을 개발·실험할 수 있는 연소실험동이나 엔진실험동과 같은 각종 첨단 연구 시설을 건립할 방침이다.
또 현재 100kg급 소형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대도 최대 1.5t급 위성발사가 가능한 시설로 확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나로호 소식을 접할 때마다 속이 답답하다. 시원하게 하늘을 뚫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다.
그러나 교과부와 항공우주연구원 측은 “나로호 1단 상태에 대한 점검 결과 어댑터 블록을 제외한 나로호 1단에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발사관리위는 한·러 연구진의 의견을 바탕으로 문제의 어댑터 블록을 교체한 후 3차 발사를 재추진할 계획이다.
발사준비는 러시아에서 관련 부품이 이송된 후 부품을 교체해 테스트를 마치는 이번주 초부터 본격화돼 나로호 발사는 빨라야 15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제 나로호 액체 엔진 기술 이전에 관해 러시아와 맺은 계약 경위와 내용을 알아 보자. 정부는 러시아와 체결한 2004년 한러 간 우주개발협력 협정과 2006년 우주기술보호협정(TSA) 문서에는 애초부터 엔진 기술 이전 조항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당초 러시아와 공동개발하기로 했지만 러시아 측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위반 논란에 휩싸이자 TSA 체결을 요구했고 우리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독자 액체 엔진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시 정황으로 보아 그럴 듯하다. 정부관계자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정부가 엔진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러시아와 구체적인 협력 규모와 범위에 대한 부분을 합의하지 않은 채 러시아가 기술 이전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러시아를 믿은 게 문제인 것 같다.
이 때문에 나로호 2차 실패 때도 그랬지만 3차 발사연기 원인 조사 작업도 우리 손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3차 발사 시도는 실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에 실패하면 러시아는 결국 우주산업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로켓 발사에 계속 실패한 나라의 우주기술을 누가 믿고, 또 구입하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얻는 것이 없지 않다. 그것은 러시아가 개발한 시험 엔진이 무사히 임무를 다한 후 우리가 제작한 2단 로켓의 작동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까닭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나로호 발사 시도를 통해 발사 운영체제와 과정, 나아가 엔진 개발 기술 터득 등이라고 하겠다.
나로호 발사 성패와 상관없이 한국형 발사체는 추진해야 한다. 팽창하는 우주산업 시장(2011년 기준 2천898억달러)에 참여하고 우주공간 확보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자체적으로 우리 발사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로켓 기술은 우리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분야다. 정부는 나로호에 10년 동안 약 8천50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아직 기술수준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정부는 2021년까지 한국형발사체 개발과 발사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투자다. 대략 1조5천억원 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는데 과연 순조롭게 이뤄질지 모른다.
정부 당국은 한국형발사체 개발 연구에 전심 치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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