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원전 5,6호기에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부품이 대량 공급된 사실이 드러났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안전이 최우선인 원전에 최근 10년간 검증이 안된 부품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납품을 받은 한국수력원자력이나 관할부처인 지식경제부가 그동안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다 최근에야 제보를 받고 확인했다는 점도 어이가 없다.
영광원전 자재납품 관계자들이 로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조사할 예정이다. 문제의 업체들은 영광원전을 비롯해 고리, 월성, 울진 등 4개 원전 본부에 10년간 제품을 장기 납품했다.
검찰은 업체들이 위조된 검증서를 통해 납품한 237개 품목 7천682개 제품의 품질도 전문가 자문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비리는 자체 적발이 아닌 납품업체 관계자의 제보로 밝혀졌다. 외부제보가 없었다면 비리가 계속됐을 것이다. 천인공노할 일이다.
원전 주변에 크고 작은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버려진 부품 다시 쓰기, 순정품 아닌 모방품 납품, 정전사고 은폐, 근무시간 중 히로뽕 투약 등이 잇따랐다.
그럴 때마다 ‘책임을 묻겠다,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공염불이었다. 이런 식은 안된다. 근본적인 처방이 절실하다고 본다.
전국 원전을 독점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감시체제가 미흡하다. 원점에서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원자력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위험물임을 빌미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성역이 되고, 폐쇄형으로 비밀스럽게 운영되는 것도 뜯어 고쳐야 한다. 조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가동이 중단된 원전도 전력난을 이유로 땜질 수리해서는 안된다. 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당국은 품질보증관리체계 전반을 샅샅이 파헤져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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