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선거보조금은 정당소속 국회의원 수와 총선 당시 비례대표 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선관위에 따르면, 후보등록을 포기한 진보정의당을 제외한 3개 정당별로 새누리당 177억 원, 민주통합당 161억 원, 통합진보당 27억 원을 각각 지급된다. 선거보조금은 금권정치를 막고 소수정당의 정치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그러나 좋은 취지라도 이를 악용하여 목돈을 꿀꺽 삼키고 입 닦는 일부 '먹튀'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후보로 등록해 선거보조금만 챙긴 뒤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후보를 사퇴해 버리는 경우다. 국민들은 세금을 내고 유권자로서 선택권을 얻는다. 그리고 그 선택권의 행사가 가능하도록 후보를 낸 정당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보조금을 국고에서 지급한다. 선거를 중도에 포기하여 후보가 없게 되면 그 정당에 지급한 선거보조금의 명분도 사라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논리다. 이미 지난 8월, 선거에 등록한 후보가 중도 사퇴할 경우 지급된 선거보조금을 전액 반환토록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다.
그러나 여야의 정쟁 때문에 상임위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이 법안을 두고 보조금의 취지를 망각한 것이며 진보정당-소수정당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세력들은 이미 선거에서 완주가 아닌 사퇴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속셈’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총선 이후 진보정당 분열의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대선출마를 강행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경우, 출마선언 때부터 당의 형편이 어려워진 마당에 25억에 달하는 선거보조금을 노린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선거보조금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려면,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수용함은 물론 국민 앞에 약속한 출마선언을 지켜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
혹여 불가피하게 중도사퇴 한다면 지급받은 보조금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하라. 당리당략으로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하지 말라.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워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마치 공돈처럼 여긴다면, 유권자들은 그 정당과 후보를 냉혹하게 심판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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